글로벌 제약사 여성시대 열렸다…GSK 차기 CEO에 여성 지명

입력 2016-09-21 08:50 수정 2016-09-2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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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에서 17년간 근무하다 2011년 GSK에 합류…글로벌 주요 제약서 첫 여성 CEO

▲엠마 왐슬리 신임 GSK 최고경영자(CEO). 사진=GSK 웹사이트
▲엠마 왐슬리 신임 GSK 최고경영자(CEO). 사진=GSK 웹사이트

영국 최대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엠마 왐슬리(47) 소비자헬스사업부 CEO를 지명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실상 주요 글로벌 대형 제약사 가운데 첫 여성 CEO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GSK는 이날 성명에서 왐슬리가 내년 3월에 8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앤드류 위티의 후임자가 된다고 밝혔다. 앞서 GSK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왐슬리의 신임 CEO 임명건을 통과시켰다. 왐슬리가 CEO에 오르면 영런 런던증시의 FTSE100 기업에서 여성 CEO는 모두 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중 GSK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최대 기업이다. 이날 기준으로 회사의 시총은 802억 파운드(약 116조원)다.

필립 햄튼 GSK 회장은 이날 “매우 철저하고 엄격한 글로벌 선발 절차에 의해서 왐슬리가 지명됐다”면서 “주요 국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가치 있는 경험을 갖춘 뛰어난 리더”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왐슬리는 GSK의 해외 사업부 대표인 아바스 후세인 사장과 함께 임원급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내에서도 리더십에 대한 평판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왐슬리는 노바티스와 합작 벤처를 설립해 소비자헬스사업부를 대폭 키웠다.

그러나 이번 왐슬리의 CEO 임명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우선 왐슬리가 CEO직에 오르게 되면서 후세인 사장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게 됐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는 수년간 GSK의 핵심 사업부를 총괄해왔다. 왐슬리의 커리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왐슬리는 프랑스 화장품업체 로레알에서 17년간 근무한 뒤 2011년 GSK에 합류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왐슬리의 제약분야의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왐슬리가 자신의 경력을 살려 소비자헬스 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한편 햄튼 GSK 회장은 현재 영국 대기업에 여성 경영진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영국 정부 의뢰 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이날 GSK 주가는 0.03% 밀린 1645파운드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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