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이승엽 부진 아쉽다

입력 2007-08-30 08:27 수정 2007-08-3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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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정기예금 판매시 30억 보험가입…"단기에 저리로 자금조달, 보험료 아깝지 않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가 올해는 영 부진하다. 부상으로 인해 2군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지난해와 달리 부동의 4번 타자에서 벗어나 하위타순이 7번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승엽 선수의 이 같은 부진으로 마음 아파하는 곳이 있다. 이승엽 선수를 모델로 채용하는 등 이승엽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선 국민은행이 그 주인공. 이승엽 선수의 부진으로 인해 국민은행 약 30억원 정도의 돈을 날리게 됐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이승엽 선수가 일본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기록한 홈런수에 따라 예금 가입고객에게 최고 연 6.65% 이율을 지급하는 ‘이승엽홈런정기예금’을 5000억원을 한도로 한시 판매했다.

이 상품은 1년제로 10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으며 지급이율은 당시 국민수퍼정기예금의 영업점장 특별승인금리(최고 연 4.65%)를 기본이율로 이승엽 선수가 올해 기록하는 홈런수에 따라 45개부터 연 0.1%P씩 이율이 추가 지급돼 아시아 타이 기록인 56개 기록 시에는 연 1.5%P, 아시아 신기록인 57개 이상을 달성하면 연 2.0%P의 보너스 이율이 지급돼 최고 연 6.65% 이율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45개는 올해 총 시즌이 시작되면서 이승엽 선수가 밝힌 올 시즌 홈런 목표다.

4월 2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이 상품은 일반인의 이승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4월 한 달 동안 2만8795구좌에 당초 한도보다 조금 많은 5116억원의 예금을 모았다.

이승엽 선수가 만약 아시아 신기록인 57개의 홈런을 쳤다면 국민은행에서 지급했어야 할 이자는 최고 340억원 정도에 달하게 된다.

다른 이벤트성 예금과 마찬가지로 국민은행도 이 상품을 설계하면서 보험에 가입했다. 예정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하게 될 때 발생하게 되는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남은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이승엽 선수가 45개 이상의 홈런을 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실질 지급되는 이자액은 최고 238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물론 더 많은 홈런을 쳤다고 해도 보험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추가 이자에 대한 부담은 없다.

국민은행은 이 상품을 위해 동부화재를 통해 보험에 들었다. 국민은행 및 동부화재 모두 ‘영업상의 비밀’을 내세워 보험료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보험료가 20억~3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동부화재도 국민은행의 보험 가입에 대한 리스크를 반영해 당연히 재보험사에 보험에 가입을 했다.

국민은행과 동부화재는 미국과 유럽의 재보험사를 알아봤으나, 이승엽 선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이들 지역 재보험사는 가입을 꺼렸고, 결국 일본의 재보험사에 들었고 재보험 한도는 100억원으로 정해졌다.

이 때문에 이 상품의 한도가 재보험 한도에 따라 5000억원 한도 판매를 하게 됐다.

29일 현재 이승엽 선수의 홈런 수는 21개. 남아 있는 일정 등을 감안하면 45개 이상의 홈런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국민은행은 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가입한 보험료 30억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 셈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30억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날리게 됐지만 이 금액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선 이승엽 선수가 그대로 어느 정도의 활약은 하고 있고 국민들의 관심도 또한 여전히 높기 때문에 국민은행의 광고 효과 등은 아직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 보다도 더 큰 이유는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목표를 두달 연속 인상하는 등 시중 예금 금리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5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최고 연 4.66%라는 상대적인 저금리로 모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현재 국민은행 국민수퍼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5% 수준에 있다. 결과론적으로 약 0.4% 정도의 이자를 아끼면서 단기간에 큰 자금을 모은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승엽 예금 때문에 보험료로 들어가지 않아도 될 비용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보험이라는 것이 원래 성격상 그런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시점에 보면 적지 않은 금액을 단기에 그것도 상대적으로 저금리로 모을 수 있었다는 점은 보험료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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