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제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에서 기업인들의 증인이나 참고인 채택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단체들은 12일 공동 성명에서 “올해 국정감사는 기업감사라는 의혹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한 정책 국감, 민생 국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19대 국회의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인 수는 평균 124명으로 16대 국회 때의 평균 57.5명에 비해 2.1배로 늘었다.
단체들은 “국정감사 증인과 참고인은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의 파악이 필요한 때에 예외적으로 참고인으로서의 의견을 듣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업인 증인채택은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인에 대한 증인 또는 참고인 신청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이뤄져야 하며 심문 역시 사전에 고지된 내용을 중심으로 사실관계 파악에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증인에 대한 모욕과 부적절한 질문 등의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기업인들이 국정감사에 소환되고 몰아세우기식 질의를 받는 형태의 감사가 진행될 경우 기업경영에 장애를 초래하거나 기업가 정신이 훼손되고,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해당 기업에 대한 반기업정서나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입히는 등 유·무형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국감은 국회와 정부 간의 견제와 균형원리를 실현하는 대정부 통제 수단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국감을 통해 국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기업인들을 포함한 모든 경제 주체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국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국회 차원의 각종 경제정책 이슈에 대한 정책포럼 활성화 등을 통해 심도 있는 토론 기회를 가지면서 보다 높은 수준에서의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국회의 모습이 될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의 동반부진 사태가 오랜 기간 이어져 오면서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해법이 이번 국감을 통해 제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