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이인식 ‘2035 미래기술 미래사회’

입력 2016-09-05 10:54 수정 2016-09-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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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규모로 파편화할 미래산업

근래 일상을 바꾸는 기술들을 보면서 앞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기술 변화가 일어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학저널리스트로 잘 알려진 이인식의 ‘2035 미래기술 미래사회’(김영사)는 미래 예측보고서다. 잡지 등에 기고했던 글을 편집해 엮은 것이긴 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기술 관련 서적이다.

제1부는 2020~2030년의 세계 기술 전망을 다룬다. 구체적으로 2020년의 융합기술, 2025년의 현상 파괴적 기술, 2030년의 게임 체인저 기술로 구성되어 있다. 2020년까지의 인간 활동에 중요한 융합기술은 다음과 같은 표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지과학자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면, 나노기술자가 조립하고, 생명공학자가 실현하며, 정보기술자가 조정 및 관리한다.” 정보기술, 생명공학기술, 인지과학 그리고 나노기술이 주축을 이룰 것이다.

2025년 현상 파괴적 기술은 미국의 CIA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위원회가 작성한 ‘2025년 세계적 추세’를 요약 정리해 제시하고 있다. 핵심 메시지 가운데 하나는 만물인터넷의 부상이다. “2025년까지 인터넷이 식품, 가구, 서류 따위의 모든 물건에 접속되면 미국인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질구레한 물건조차 제어하고 감시할 수 있으므로 만물인터넷은 현상 파괴적 기술이 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이후 일독해야 할 보고서로 손꼽힌 ‘2030년 세계적 추세’는 인류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메가트렌드 네 가지, 즉 개인권한 신장, 국가권력 분산, 인구 양상 변화 그리고 식량, 물, 에너지의 연계를 든다. 이 보고서는 4대 메가트렌드가 지배하는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15~20년간 세계 시장 판도를 바꿀 기술, 곧 게임 체인저 기술로 정보기술, 자동화 및 제조기술, 자원기술, 보건기술 등 네 가지를 든다.

예를 들어 정보기술의 경우, 2030년 세계를 바꿀 3대 기술은 데이터 솔루션, 소셜네트워킹, 그리고 스마트 도시 기술이 꼽힌다. 특히 데이터 솔루션 기술의 눈부신 약진이 예상된다. “데이터 솔루션은 정부나 기업체에서 전통 기술로 관리하기 어려운 대규모의 자료, 곧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 저장, 분석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신속히 추출해내는 기술을 말한다.” 이런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정부와 기업은 효과적인 정책과 기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자동화 및 제조기술의 대표주자는 3차원 인쇄를 들 수 있다. “3차원 프린터를 사용해 인공 혈관이나 기계 부품처럼 작은 물체부터 의자, 심지어 무인항공기 같은 큰 구조물을 원하는 대로 바로바로 찍어내는 맞춤형 생산방식이다.”

제2부는 미래 기술과 미래 사회로 나눠 주목해야 할 것들을 소개한다. 미래 기술에는 청색기술, 사회물리학, 컨실리언스, 상어모방기술, 뇌-기계 인터페이스, 인공일반지능 등이다. 미래 사회에는 위대한 해체, 순환경제, 집단재능, 직업의 미래 등이 소개된다. 해체라는 단어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제의 대세는 ‘해체’이다. 산업이 훨씬 작은 규모로 파편화된다.” 또한 ‘머신러닝(기계학습)’은 기존의 직업 세계에도 큰 충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9월에 발표된 ‘직업의 미래’라는 논문은 기계학습 같은 인공지능 기술발전에 따라 자동화하기 쉬운 직업은 절반에 가까운 47%나 되고, 컴퓨터의 영향을 중간 정도 받을 직업은 20%라고 전망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미래와 과학을 전망해볼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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