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보다 낮은 국민 조세부담률…증세론 재점화

입력 2016-08-3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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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증세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뜨겁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2016년 중장기 조세정책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민총생산에서 조세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조세부담률은 내년 18.9%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조세부담률이다. 지난해 전망에서는 17.8~18% 수준으로 올해보다 낮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상태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17.9%로 OECD 평균(25.1%)에 비해 7%포인트 이상 낮다. 국민부담률 역시 OECD 평균(34.2%)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낮은 24.3%에 그쳤다.

대다수 선진국은 고령화 관련 연금ㆍ보험 지출이 사회보장기여금 수입을 초과해 부족 재원을 조세 등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인세, 소득세, 재산세 등 직접세 위주의 증세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30일 ‘2016 세제개편안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개편 방안’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올해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담뱃세 증세로 인한 개소세 증가, 부동산 거래 활황으로 인한 양도세 증가, 저유가로 인한 기업실적 개선 등으로 세수입이 증가했으나 이런 요인이 향후 지속적인 세수 확대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소득세 세수 구조는 OECD 국가들에 비해 전 소득계층에 걸쳐 유효세율이 낮아 소득세 세수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게 정 교수는 분석이다.

국세 수입에서 법인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3%, 2014년 20.43%, 2015년 20.81%로 매년 줄고 있는 추세다.

야당은 법인세율이 너무 낮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부와 여당, 재계에서는 법인세 인하가 세계적인 추세이며, 법인세 인상 시 해외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의 세부담을 놓고 볼 때 기업의 총조세부담률은 우리나라가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11번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총이익에서 실질적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OECD는 41.3%인데, 우리나라는 33.2%에 그쳤다.

우리나라와 해외투자 유치 등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과 브라질, 인도, 러시아, 베트남 등의 세 부담률이 우리를 앞질렀다. 특히 중국과 브라질, 인도 기업들의 세 부담률은 우리 기업들의 2배 안팎으로 분석됐다.

우리와 달리 OECD 국가들은 사실상 증세 기조로 바뀌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는 곳이 늘고 있으며 법인세 역시 현행 세율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상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상당수 OECD 국가가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가세율을 인상했고 재정위기를 주로 겪고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소득세율도 올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복지지출 증가 등으로 재원확충이 시급하지만 내년 세법개정안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세 등 3대 세목의 세율을 그대로 유지키로 하고, 세수 확보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소득세와 부가세, 법인세 등 이른바 3대 세목 중 소득세율만 지난 2011년 3%포인트 인상했을 뿐 부가세는 1997년 처음 도입한 이후 10% 세율이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가세율은 2014년 기준 OECD 평균인 19.2%나 유럽연합(EU) 평균 21.7%의 절반 수준이다. 법인세 역시 이명박 정부 당시 최고세율이 3%포인트 인하된 이후 세율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여전히 '증세'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연금ㆍ보험 지출 재원은 원칙적으로 연금ㆍ보험개혁을 통해 충당하고, 일반복지지출 확대를 위한 재원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김유찬 경제정책실천시민연합 재정세제위원장은 "투자 및 고용창출을 위한 법인세 감면은 정부가 희생하는 세수 감소 규모에 비해 기업의 비용 절감 효과는 미미하고 대주주의 소득 향상에만 기여한다"며 "법인세, 소득세, 재산세 등 직접세 위주의 증세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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