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외국인, '대표株' 삼성전자·현대차 팔았다

입력 2016-08-29 16:28 수정 2016-08-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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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올해 초 ‘바이 코리아’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팔자'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증시 대표주들을 집중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557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최근 두 달간의 코스피 지수 상승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힘입은 결과라는 점에서 이 같은 우려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본격적인 ‘팔자’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수강도 둔화를 매매패턴 변화 가능성으로까지 확대해 해석할 이유는 없다”며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고 환율 수준도 외국인의 차익 실현이 강화될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도 844억 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장바구니’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연초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를 적극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최근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고 있는 것.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무려 1조722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이에 지난 1일 51.25%에 달했던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비중이 50.80%(29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또 삼성전자 우선주인 삼성전자우 역시 1352억 원을 순매도 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증시 대표주로 꼽히는 현대차도 외국인이 적극 파는 종목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순매도 상위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린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684억 원에 이른다. 외국인들은 현대차와 함께 기아차(653억 원), 현대모비스(579억 원) 등도 동반 매도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 대표주들을 동시에 팔아치우자 투자자들은 그 배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두 종목에 대해 똑같이 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그 속내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목적이 강하다면 현대차는 최근 이어지는 실적 부진과 하반기 경영여건 악화 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는 하반기 내수시장 수요 둔화, 미국 경쟁심화, 신흥시장 회복 지연 등으로 당분간은 실적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현대차의 실적이 회복세로 전환되기까지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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