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이익만 좇으면 사람을 키울 수가 있을까요. 기업은 사람을 키워야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가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 회장 역할을 마치고 학계로 돌아와 ‘사람 중심의 기업가정신’ 확산에 나서고 있다.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김 교수는 “지난 6월 ICSB 회장직을 마치고 ICSB 소속의 사람중심기업가정신위원회장을 맡아 현재 기업가정신과 관련해 25개국 대상의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백서를 만들어 사람을 키우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연내 백서를 발간해 유엔(UN)에서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사회, 종업원, 고객을 위하는 ‘기업가정신 3.0’의 시대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ICSB 회장 재직 중이던 지난 6월 ICSB 역사상 처음으로 UN에서 세계중소기업대회를 개최했다. 이전까지는 각 나라마다 중소기업 정책을 마련했다면, 이번 대회를 통해 중소기업 문제를 현안으로 올려놓고 전 세계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UN에서 열린 세계중소기업대회에선 7개국 중소기업장관회의가 마련됐고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대표로 나서 유엔에 ‘세계 중소기업의 날’ 제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전까지는 민간조직이 UN에서 행사를 한 적도, 중소기업 문제를 다뤄본 적도 없었다”면서 “지난해 유엔이 만든 지속가능개발목표(SDG)에 중소기업이 실행자로서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UN 기조연설 당시 한국의 역사는 기업가정신의 역사로,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누구를 위한 기업가정신인지가 중요한 문제인 만큼 이를 UN 총회 어젠다로 상정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앞으로도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 확산과 중소기업 글로벌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현재 한국의 모든 정책은 갈라파고스화되어 있는데 이를 글로벌화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 문제도 너무 공정(公正)의 문제에만 함몰될 것이 아니라 글로벌화된 시각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