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이 고(故)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 최고경영자(CEO) 취임한 지 24일로 5주년을 맞는다.
쿡 CEO는 지난 5년간 아이폰을 애플의 확고한 수익원으로 자리잡게 하고 매출과 순이익을 모두 2배 이상 키우는 등 탁월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쿡은 앞으로 5년간 자신만의 혁신을 보여야 한다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쿡은 지난 2011년 8월 24일 애플 CEO로 공식 취임했다. 그로부터 불과 6주 후에 애플 신화를 창출한 잡스가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많은 이가 탁월한 비전과 천재성을 보여준 잡스의 부재로 애플이 몰락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그러나 쿡이 CEO로 거둔 지난 5년간의 성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아심코의 호레이스 데디우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으로 창업자 주도로 성공해온 회사는 그가 사라진 후에 극도의 혼란을 겪게 된다”며 “애플이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성장한 것은 쿡이 임무를 완수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쿡이 CEO에 오른 이후 5년간 애플 주가는 105% 뛰었다. 지난달 아이폰 누적 판매는 10억 대를 돌파했다. 매출과 순익은 물론 직원 수도 잡스 시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애플 시가총액도 배로 증가해 세계 최대 시총 기업으로 올라서는 등 외형적 성장이 특히 돋보였다.
그러나 쿡은 새로운 5년을 맞이하는 현재, 성장 둔화라는 난제에 직면했다. 지난 1년간 애플 주가는 3%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뉴욕증시 S&P500지수가 11% 오른 것과 대조된다. 애플은 지난 1분기 매출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도 전년보다 14.6% 감소했다.
BTIG의 월터 피에치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아이폰 이외) 새 제품 카테고리를 애플이 창출해 성장을 이어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애플은 지금 성장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퍼재프리의 진 문스터 애널리스트는 “쿡의 운영 능력은 천하제일이다. 애플이 전 세계에서 쉴새 없이 새 제품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며 “그러나 혁신 측면에서 많은 것을 보지 못했다. 앞으로 5년간 우리가 팀 쿡에게 보고 싶은 것이 혁신이다. 쿡은 현재 증강현실(AR)과 잠재적으로 자동차를 자신의 혁신으로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스터는 여전히 애플의 목표주가를 151달러로 제시하는 등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 주가는 이날 108.51달러로 마감했다.
쿡의 체제에서 애플이 완전히 새롭게 내놓은 제품은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애플워치는 160만 대 팔려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47%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아이폰과 같은 성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수치라고 CNBC는 지적했다.
한편 문스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클라우드와 아이튠스, 애플페이 등 서비스사업을 발전시킨 것은 쿡 CEO의 뚜렷한 성공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쿡은 “애플 서비스사업이 내년에 포춘 100대 기업에 포함될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