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케팅] 현대車 父子 지원사격… 양궁 ‘퍼펙트 골드’

입력 2016-08-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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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기업 성적은…삼성은 소속선수 김현우만 동메달 ‘노골드’

2016 리우올림픽이 폐막한 가운데 스포츠마케팅 차원에서 기업들의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등 4개 전 종목을 석권하자 현대차그룹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체급별 세계 랭킹 1위 선수가 4명이나 출전했던 유도가 ‘노골드’라는 수모를 겪었고, 메달을 기대했던 배드민턴과 탁구, 여자핸드볼, 레슬링 등에서 잇달아 금메달 사냥에 실패하면서 이들 후원 기업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리우 하계 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혜진 선수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리우 하계 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혜진 선수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MK, 품질경영 양궁에도 접목… ‘양궁 金4 한국 독식’ =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전·단체전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모두 따냈다. 이에 양궁 대표팀을 30년 넘게 지원해온 현대차그룹의 숨은 노력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대물림 양궁 지원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기간 양궁 발전을 위해 450억 원을 썼다. 정 회장은 양궁이 비인기 종목이었던 198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았다. 이후 아들 정 부회장은 2005년 양궁협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아 부전자전(父傳子傳) 양궁 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최신 기술을 양궁 장비에 적용하도록 지시해 리우올림픽에 참가하는 대표 선수들이 시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용 활들은 모두 현대차 재료개발센터에서 비파괴검사를 받았다. 비파괴검사는 3D 단층촬영(CT) 장비로 찍은 사진 수만 장을 3차원 영상으로 재현하는 분석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나 활의 피로파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이 검사 덕분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박경모 선수의 활이 출국 직전 부러졌던 경험에서 비롯된 걱정을 리우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털어낼 수 있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평창 홍보관에 홀로그램 영상으로 등장해 리우 올림픽 사격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진종오 선수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황창규 KT 회장.(사진=연합뉴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평창 홍보관에 홀로그램 영상으로 등장해 리우 올림픽 사격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진종오 선수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황창규 KT 회장.(사진=연합뉴스)

◇한화·KT 지원 사격 ‘진종오 3연패’ = 한화그룹과 KT가 지원한 사격 부문에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가 나왔다. 진종오 선수가 50m 권총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3연속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엎드려서 쏘는 50m 소총 복사 부문에서 김종현 선수가 은메달을 따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1년 한화갤러리아 사격단을 창단하며 국내 사격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2002년 6월부터 대한사격연맹의 회장사를 맡았다. 2008년에는 기업이 주최하는 최초의 사격대회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창설했다. 이어 국가대표 해외 전지훈련을 지원하는 등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지난 15년간 125억 원에 달하는 사격 발전 기금을 내놓았다. 리우 현지에선 경기가 열리는 동안 한화갤러리아 대표이기도 한 황용득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머물렀다.

KT는 진종오 선수가 소속된 아마추어 사격선수단과 여자 하키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식 후원사를 맡고 있다. 축구 대표팀은 지난 14일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0 대 1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삼성·SK, 레슬링·여자핸드볼 ‘노골드 위기’ 눈물 = 삼성그룹은 국내 스포츠 최대 지원 기업이다. 삼성전자에는 육상팀과 승마단이 있고, 삼성생명은 탁구와 레슬링팀을 운영하고 있다.

학창시절 레슬링 선수 생활을 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덕분에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은 1982년부터 16년간 대한레슬링협회장을 지냈다. 이후 1983년 삼성생명 레슬링단을 창단했다. 이후 대한민국 레슬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김원기 선수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꾸준히 배출했다. 리우올림픽 대한민국 레슬링 대표 5명 중 4명이 삼성생명 소속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금메달을 기대했던 그레코로만형에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동메달을 땄지만, 류한수와 이정백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노골드의 악몽이 또 다시 한국 레슬링을 찾아오고 있다.

SK그룹이 지원한 ‘우생순 신화’ 여자핸드볼팀은 전통의 강호 유럽의 벽에 가로막혀 조기 탈락했다. SK그룹은 지난 2007년부터 핸드볼 실업리그와 국가대표팀을 후원해 왔다. 2008년부터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은 최태원 회장은 서울 수송중학교 재학 시절 핸드볼 선수로 뛴 경험도 있다.

한편 핸드볼 전용경기장 건설에도 SK가 430억 원을 후원하며 물꼬를 텄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펜싱경기장은 이후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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