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특성상 남성이 많을 법하지만 그렇지 않다. 팀장급 여성 리더가 회의를 주관하고 사원들과 소통하는 모습은 자연스럽다. 과장급 경력사원 채용 시 이력서의 50%를 여성 지원자로 맞춰야 하는 등 여성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사 곳곳에는 여성을 배려한 장치들이 있다. 빌딩 최고층에 위치한 이점을 활용해 전망 좋은 카페를 연상케 하는 비즈니스 라운지를 만들었다. 여성 직원들은 이곳에서 업무를 보기도 하고 조직원들과 소통한다. 모유수유 중인 여성을 배려한 공간인 마더스룸(Mother’s room)도 마련돼 있다.
여성 직원의 성장을 돕는 여성 리더십 그룹인 ‘아테나’도 만들어졌다. 여성 직원들 간의 네트워크 강화와 경력개발, 더 나은 회사생활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2년 설립된 아테나는 한국 임원진에서 처음 추진해 구성됐으며 현재 100% 여성 직원 주도로 운영되고 있다. 선배들의 이야기도 듣고 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한다. 육아와 가사 부담에 관한 고충을 털어놓고 개선점을 찾아 지속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힘을 모은다. 그동안 아테나는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 ‘건강한 삶’, ‘워킹 맘’, ‘이미지 메이킹’, ‘여성리더십’ 세션 등 여직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총 25회에 걸쳐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신임 임원의 의견을 반영해 화장품 브랜드 베네피트의 전문가를 초청, 메이크업 및 이미지메이킹에 대한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아테나의 활약으로 지난해 여성 승진 비율은 전체 중 53%를 차지했고, 이사급 이상 여성 관리자 수는 2012년 대비 2배 증가했다. 해외 파견자 중 62%가 여성이다. 2014년 30.7%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치다. 그 중에서도 김혜인 BAT 코리아 부사장은 한국인 여성 최초로 아태지역 인사부문 총괄책임자로 자리해있다.
김영욱 BAT 코리아 전무는 “그룹 내에서 굉장히 높은 자리다. 김 부사장은 여성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 한국 여성인재에 대해 관심도 많다”면서 “이제 조직 내 여성 친화 제도는 정착이 됐고, 운영만 하면 된다. 양성평등한 문화도 자리잡았기에 BAT 코리아 내 유능한 시니어 매니저들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국외로 수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할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