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6일 5~6명의 장관을 교체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3명의 장관을 바꾸는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 이날 개각으로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환경부 장관에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이 각각 내정됐다.
정치권에선 애초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이기권 노동부 장관 등도 개각 대상으로 거론돼왔지만, 이날 인선에선 제외됐다. 임기후반 국정운영의 일관성과 안정성,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 등이 고려된 인사로 평가된다.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집권 후반기 국정 목표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한 박근혜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적재적소의 인사”라고 논평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개각 폭이 좁아진 데 대해 “국정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소폭 개각, 시늉내기 개각으로 비켜가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갖게 한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번에 개각에 포함된 인물들은 모두 우병우 수석의 검증을 거쳤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 검증한 사람들을 어떻게 국민에게 제시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연말을 기해 추가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개각 대상으로 거론돼 온 일부 부처를 비롯해 황교안 총리 교체설도 나온다.
특히 황 총리의 경우 경질이나 쇄신성 인사가 아닌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강직하면서도 깔끔한 일처리와 신뢰를 주는 이미지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는 물론 황 총리 본인도 대선 출마를 저울질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황 총리 본인은 대권 도전 여부를 물을 때마다 “지금 주어진 일 하기도 벅차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