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민간그룹인 푸싱그룹의 최근 자산 매각에 나서면서 기업사냥 행보 멈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푸싱그룹은 글로벌 인수·합병(M&A)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기 보도했다.
푸싱그룹은 최근 3주간 3개 대륙에 걸쳐 총 16억 달러(약 1조7800억 원) 규모의 M&A를 진행했다. 인도 제약사 그랜드파마와 영국 축구팀 울버햄튼 원더랜드, 브라질 헤지펀드 리우브라보인베스티멘토스를 인수했고 포르투갈 최대 민영은행 방코커머셜 포르투기스의 지분 17%를 사들였다.
푸싱이 지난 2010년 이후 성사시키거나 발표한 해외 M&A 규모는 150억 달러가 넘는다. 공격적인 기업사냥에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은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기도 했다. 푸싱은 클럽메드, 캐나다 예술공연단인 ‘태양의 서커스’ 미국 뉴욕 월가의 리버티빌딩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궈 회장이 지난해 12월 돌연 행적이 묘연해졌다가 다시 나타나면서 최근 수차례 대형 M&A가 불발되기도 했다.
최근 전문가 사이에서는 푸싱의 공격적인 해외 투자에 대한 수익성과 이로 인한 회사 재정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S&P글로벌은 최근 보고서에서 “푸싱은 부채는 많지만 기업 인수를 통한 수익은 적고 현금 유동성 개선도 제한적이어서 회사 신용에 핵심 리스크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푸싱의 대표 자회사인 푸싱인터내셔널의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대비 부채 비율은 16.9배로, 전년(9.1배)보다 급증했다. 원자재와 철강 사업부가 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에 지난해 각각 4억3600만 위안, 10억 위안 가까이 손실을 기록하면서 회사 재정에도 부담이 됐다. 막대한 부채 등의 영향으로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회사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 등급을 유지했다.
푸싱은 지난 1일 최대 400억 위안에 이르는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보유 자산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수익성이 좋지 못한 자산 매각을 통해 채무를 상환해 기업 신용등급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자산 매각으로 재무제표를 개선하면서도 M&A로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사냥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