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팀 류승우(레버쿠젠)는 2013년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뒤 임대 형식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과 계약했다.
이후 레버쿠젠은 그를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로 임대했다. 지난 시즌에는 분데스리가 2부리그 빌레펠트로 보내기도 했다. 최근 레버쿠젠으로 복귀했지만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레버쿠젠은 터키 대표팀 하칸 찰하노을루, 슬로베니아 대표팀 케빈 캄플, 독일의 신성 율리안 브란트 등 우수한 미드필더가 즐비하다.
불행 중 다행이었을까. 즉시 전력 선수가 아닌 ‘임대 선수’였던 류승우는 올림픽 출전을 쉽게 허락받았다. 좋게 생각하면 임대 선수라는 현실이 올림픽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이 된 셈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류승우는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했다.
신태용 올림픽대표 감독은 이런 류승우에게 신뢰를 보냈다. 신 감독은 5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C조 1차전 피지와 경기에서 류승우를 왼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
류승우는 전반 32분 권창훈(수원)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8분에는 페널티 지역 안에서 상대 팀 수비수 필리페 바라빌라라의 태클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도 얻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빛나는 플레이였다. 후반들어서는 2골을 성공시키면서 해트트릭을 달성하기도 했다.
결국 한국팀은 피지를 상대로 8대 0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하는 대승을 이뤄냈다. 피지를 꺾은 한국은 승점 3점을 획득해 멕시코-독일(이상 승점 1)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