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공유 앱업체 우버가 중국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우버는 중국법인(우버차이나)을 현지의 강력한 경쟁상대인 디디추싱에 주식교환 형태로 매각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디추싱과 우버차이나가 합병해 만들어질 새 회사는 중국시장 점유율이 93%, 기업가치는 360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차량호출 서비스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우버는 이번 매각으로 실리를 챙길 수 있다. 그동안 디디추싱과의 격렬한 경쟁으로 우버는 중국에서 약 2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우버는 매각 대가로 디디추싱과 우버차이나 합병 회사 지분 20%를 받는다. 그 가치를 따지면 약 70억 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디디추싱이 우버에 투자하는 10억 달러를 합치면 매각 규모는 8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WSJ는 우버의 중국 철수에 대해 “중국을 주요시장으로 만들려다 실패하고 사업을 중단하거나 매각한 구글 야후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같은 해외 주요 IT 기업의 선례를 따르게 됐다”고 꼬집었다.
WSJ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 국영 미디어와 규제당국은 외국 기술기업이 성공을 거둘 경우 항상 사업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지난주 중국 정부는 오는 11월 1일부터 차량공유서비스를 합법화한다고 밝히면서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문제는 가이드라인이 비용 밑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우버가 현지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방법이 원천봉쇄됐다는 것이다.
반면 디디추싱은 우버와 손잡은 바이두보다 규모가 큰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는 물론 영향력 있는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까지 우군으로 뒀다. 디디추싱은 지난 6월 애플 투자를 비롯해 73억 달러의 자금을 새로 조달해 기업가치가 280억 달러로 뛰기도 했다.
우버는 결국 중국에서 득도 없는 경쟁 대신 적과 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출혈 경쟁에 지친 우버 투자자들도 이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번 합병으로 어부지리를 얻게 됐다고 미국 CNN머니는 분석했다. 애플은 디디 지분 일부를 갖고 있어서 주식교환 형태로 이뤄지는 딜을 통해 우버 지분 일부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바이두와 텐센트 알리바바 소프트뱅크 등 양사 주요 투자자 모두 마찬가지다. 손정의가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초 디디추싱 전신 중 한 곳인 콰이디다처의 6억 달러 투자라운드를 주도했다.
구글과 아마존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적투자펀드(PIF) 등 우버 투자자들도 혜택을 보게 됐다. 도요타와 중국 광저우오토모티브그룹이 우버, 제너럴모터스(GM)가 디디추싱 협력 파트너인 리프트에 각각 투자하는 등 자동차업체들도 차량공유 서비스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