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플랫폼에 매몰… 변신에 실패한 기업= 2000년 초반 전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의 절반가까이를 차지했던 야후의 몰락은 변신의 실패 때문이다. 포털 시장이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부상하면서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시장에 변변한 진입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강점이었던 검색은 구글에게, 온라인오픈마켓 역시 이베이와 아마존에게 자리를 내줬다.
물론 야후가 인터넷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야후는 검색광고 수익을 위해 2003년 오버추어를 인수하고 키워드 광고 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했다. 하지만 돈을 주면 상위 노출해주는 오버추어의 정책은 야후의 검색 신뢰도를 하락시켰고, 결국 구글에게 검색 1위자리를 내주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2004년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를 인수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오류도 범했다.
야후는 2012년 구글 출신의 마리사 메이어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며 올드 플랫폼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에 나선다. 야후는 뉴스 앱 ‘섬리’(2013년),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 ‘텀블러’(2013년), 모바일 앱 분석업체 ‘플러리’(2014년)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 플랫폼이 확고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시장에서 야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NBC의 시트콤 ‘커뮤니티’ 시즌6 제작에도 직접 뛰어들었지만, 4200만 달러(약 476억2000만 원)의 손해를 보고 손을 뗐다. 2010년 63억2000만 달러(약 7조1700억 원)이었던 야후의 매출은 2014년 46억2000만 달러(약 5조2400억 원)까지 주저앉았다.
부진한 실적에 메이어 CEO는 결국 매년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취임 당시 1만6000명이었던 직원은 지난해 1만1000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는 올해 초에도 전체 인력의 15%를 추가로 감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메이어 CEO는 과도한 임금을 챙겼다는 오명도 쓰게 됐다. 야후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받은 임금과 스톡옵션은 1억6200만 달러(약 184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사를 매각하고 사임할 경우에 퇴직금으로 5700만 달러(약 646억원)를 받게 된다. 그는 25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야후에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손을 댄 사업마다 실패한 메이어가 야후에 남능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야후 시너지 노리는 버라이즌, 전망은 ‘글쎄’= 버라이즌은 지난해에는 아메리카온라인(AOL)을 44억 달러(약 4조9000억 원)에 인수하며 디지털광고 시장 진출을 꾀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야후 인터넷 사업을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고 디지털광고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버라이즌은 우선 야후와 아메리카온라인을 결합해 모바일과 디지털광고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자의 정보를 이용한 타깃 광고를 진행, 사용자를 온라인 콘텐츠로 끌어 모은다는 전략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버라이즌이 야후 인수를 통해 디지털광고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점을 나타내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그만큼 거대하다는 뜻이다.
미국 월드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인수를 두고 “AOL과 야후는 글로벌 디지털광고 매출을 합쳐도 2%에 불과하다”며 “구글의 31%, 페이스북의 12%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가 올해 미국 디지털광고 매출 예상치를 분석한 결과 야후는 23억2000만 달러(약 2조6000억 원), AOL은 13억 달러(약 1조5000억 원)로 전망됐다. 이는 구글의 266억 달러(약 30조2000억 원), 페이스북의 103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