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건설 사장 선임, 비극의 뿌리 되지 않기를

입력 2016-07-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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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효 사회경제부 기자

대우건설 사장 선임 과정이 예상보다 시끄럽다. 잡음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의혹이 갈수록 더 확대되는 분위기다. 차기 사장 후보는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과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으로 압축됐는데 최종 후보는 이미 결정났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사장추천위원회’가 허울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산업은행의 이번 낙하산 인사설은 후보 압축 과정에서 불거진 사추위 내부 갈등, 정치권 인사 외압설 등에서 비롯됐다. 노조는 해외사업 경험이 전무한 박 후보의 이력과 그의 정치권 친분, 면접 당시 보인 자세 등을 거론하며 낙하산 의혹을 확대했다.

고무줄식 일정 변경도 한몫했다. 당초 박영식 사장과 이훈복 전무를 상대로 면접까지 진행한 사추위는 돌연 재공모로 방향을 틀었고 마감일도 한 차례 연기했다. 20일 두 후보를 상대로 진행한다던 마지막 면접은 결국 취소됐고, 다음 날 치러질 이사회 일정도 하루 앞당겨졌다. 상식 밖의 일정 변경은 외압 논란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노조는 박 후보를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투쟁에 돌입했다. 대규모 조직 운영과 해외사업 경험이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선을 기우라고 지적한다. 해당 후보가 대우건설의 경쟁력을 위해 몰입하고 주가회복의 성과를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믿음을 갖기엔 대우조선해양의 추락이 너무 처참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 통로가 됐을 뿐, 경영이라는 말을 꺼내기 부끄러울 정도로 곪아가는 대우조선해양을 관리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두 기업이 이미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한다.

국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기업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반복되거나 지속적으로 노출돼 논란이 된다면 보는 이들의 시선은 불편해진다. 대우건설의 이번 사태를 부정적으로 보는 눈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늘 이사회의 결정이 훗날 대우건설을 뒤흔드는 비극의 뿌리가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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