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19일 자정부터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물론 알뜰폰 이용자까지 공짜로 전면 개방했다.
T맵은 전체 가입자 1800만 명, 하루 이용자 약 220만 명(주말 기준)에 달하는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그간 SK텔레콤은 T맵을 특화 서비스로 마케팅하면서 자사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적극 활용해왔다. T맵의 전격 개방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관련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T맵을 전격 개방한 배경을 새로운 플랫폼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전면 개방하는 대신, T맵을 기반으로 교통플랫폼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것. 개방을 통해 사용자를 두 배가량 늘리고, 여기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빅데이터를 통해 정보 정확도를 높이고 다양한 파생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그 파생 서비스의 대상은 △생활가치 △커넥티드 카 △전기차 사업 등 잠재적 미래성장사업이다.
장동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성장이 정체된 통신사업을 풀 해법으로 ‘플랫폼’을 선언했다. 장 사장이 밝힌 SK텔레콤의 3대 차세대 플랫폼 전략은 생활가치와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등 세 축이다.
SK텔레콤 역시 T맵의 무료 개방이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T맵의 전면 개방은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며 “구축된 플랫폼을 통해 미래 성장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최근 기아차와 재규어·랜드로버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 일부 신규 출고 차량에 T맵을 미러링 기반으로 이용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연장선상에서 SK텔레콤은 ‘T맵 대중교통’과 ‘T맵 택시’ 등의 출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교통 플랫폼 진화를 위해 T맵의 활용도를 높여왔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이들을 기반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