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SKYBIO 1125’의 피부독성과 생태독성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SK케미칼은 질병관리본부가 폐 손상 원인으로 지목한 화학물질인 PHMG 인산염 성분(원료명: SKYBIO 1125)을 옥시에 공급해왔다. 지난 1998년 처음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옥시는 2001년부터 이 성분이 희석된 신제품을 판매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19일 SK케미칼이 수출할 때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독성값을 표시하고, 국내 판매할 때는 독성값을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인 ‘SKYBIO 1125’의 국문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이하 국문MSDS)와 영문 물질안전보건자료 (이하 영문MSDS)를 비교하고 이같이 확인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국문MSDS의 작성일자는 2011년 1월 21일이고, 영문MSDS는 2002년 12월2일이다. 영문이 작성되고 국문이 9년 뒤에 작성된 것이다. 즉 9년전 SK케미칼은 생태독성 및 피부독성의 값을 알면서도 국내에 판매하면서 독성값을 표기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2002년에 작성된 영문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서 피부독성값은 8000mg/kg으로 표기돼 있지만, 2011년 작성된 국내자료에는 표기돼 있지 않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값이 낮을수록 독성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영문에 표시된 피부독성값은 국내의 유독물기준에 미달된다.
국문 MSDS에서 유일하게 표시된 물벼룩의 독성값은 1mg/L으로 유독물지정값의 기준치로, 가장 낮은 값이다. 그러나 영문MSDS에서 물벼룩 독성값은 0.42 mg/L(ppm)으로 국문 MSDS 보다 독성이 두배나 높게 표시돼 있다.
이 의원은 “SK케미칼이 독성값을 절반 수준으로 국문MSDS에 허위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문 MSDS에서는 흡입독성에 대한 일반적인 경고를 하고 있으며, 흡입했을 때 구체적인 응급조치방법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국문 MSDS에는 없다.
영문MSDS에서도 국문에서와 같이 흡입독성값을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PHMG가 들어 있는 SKYBIO 1125를 흡입했을 때) 증기 또는 먼지를 흡입해 자극(irritation)이 심해지면,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 자극이 사라질때까지 관찰한다. 만약에 자극이 통증(painful)으로 변화하거나, 30분이상 지속되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