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너무 빨리 인상되면 오히려 취약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매년 파업을 수반하는 현대자동차의 임금 및 단체협약 과정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저임금 결정에는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근로자의 통상적인 임금인상률 세 가지 요소를 본다”며 “과거에는 성장률이 7%대였고 물가상승률도 3% 수준이었다. 협약임금인상률도 5% 이상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성장률이 3% 전후, 물가상승률 1% 미만인 지금 상황하고는 매우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 들어서 세 가지의 최저임금 결정 요소 이외에 ‘격차해소분’이라는 요소를 추가적으로 반영해 최저임금을 인상해 오고 있다. 합리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어려운 계층에 대한 생계안정과 격차해소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일관되게 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간의 최저 격차해소분은 평균 잡아 3% 정도대로 반영을 했다”며 “올해는 여건이 더 어려워졌지만,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공식 이외에 실질적인 격차해소분을 평균 3.0보다 높은 3.6으로 고려해 7.3% 인상을 했다. 격차해소에 더 방점을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6470원으로 현 정부가 추구하는 생계안정과 격차해소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안을 들어 급격한 인상이 근로취약계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시 가장 깊이 고려해야 할 요소가 일자리를 잃고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취약계층”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어려운 장년의 경비직들이 카메라로 대체돼 떠난다는 기사를 봤고, 이것은 현장의 현실”이라고 역설했다. 또 “현장에 가 아르바이트 청년 간담회를 해보면 최저임금을 올려달라는 청년도 있고, (최저임금을) 올려놓으니까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하는 청년도 있다. OECD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취약계층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제시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하반기 고용노동정책 방향에서 청년 일자리 확대를 핵심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를 줄여 청년들이 현재 있는 중소기업 일자리에 가게 한다는 목표다.
그는 “현대기아차도 국가 전체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데 최근까지의 교섭 상황을 보면 안타깝다”며 “현대기아차 연봉은 약 9700만 원 정도고, 세 자녀까지 대학 등록금을 다 지원해 주고 있다. 그런데 현재 임금인상 요구가 7.7%를 넘고 성과의 30%를 달라고 하고 있다. 파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동차업종의 원청 임금을 100이라고 했을 때 1차 협력업체는 약 64%, 2차는 34%, 3차는 29% 수준”이라며 “원청이 자제하고 2·3차 협력업체의 근로조건을 향상했다면 훨씬 많은 청년이 취업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대차 노조와 조합원들은 소위 청년취업 희망을 빼앗는 이기적인 행동일 수 있다는 부분을 깊이 인식해야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