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업계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두 건의 지분 인수 발표가 이번 주 예정돼 있다며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한국의 역할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와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오는 18일 공동으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A.H.C’를 거느린 카버코리아 지배지분 인수를 발표할 계획이다. 베인캐피털은 이번이 첫 한국 투자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WSJ에 “이번 지분 인수로 카버코리아의 가치가 약 6억7500만 달러(약 7661억 원)로 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후반에는 또다른 대규모 투자 발표도 예정돼 있다. 프랑스 명품 대기업 LVMH그룹의 투자 자회사가 고속 성장하고 있는 클리오 화장품 지분 투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WSJ는 이 두 건의 투자에 대해 “아시아에서 부상하는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 트렌드의 선도자로서, 한국 화장품업계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신임 투표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미 국내 화장품업계의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지난 수년간 주가 급등을 즐겨왔다. 한국 면세점 운영업체들도 국내 화장품에 대한 높은 인기, 특히 중국 소비자들로부터의 뜨거운 인기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지난 2014년 초 이후 네 배 이상 급증해 현재 약 220억 달러에 달하며, LG생활건강의 시총도 두 배 이상 늘어난 15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는 한때 한국증시를 선도했던 조선 및 정유업계를 능가하는 성적이다. WSJ는 비상장사인 우주스킨사이언스가 이르면 내년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회사 가치를 10억 달러로 뛰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 대한 러브콜은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화장품업계 강자인 미국 에스티로더는 지난해 말 ‘닥터자르트(Dr. Jart+)’라는 브랜드로 스킨케어 제품을 판매하는 해브앤비를 사들였다. 중국 투자자들도 한국 화장품업체에 대한 직접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