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로 꾸려진 20대 국회에서 여당이 국회 활동을 보이콧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지난 14일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이 고용노동부 2015회계연도 결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면서 여야 간 대치가 확장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단독처리에 대해 “홍영표 환노위원장이 관례를 깨고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없으면 국회 운영과 관련해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소속 의원 전원에 회람을 돌려 “환노위 사태와 관련해 야당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모든 상임위 일정을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전날 환노위에서는 고용노동부가 대통령 허가 없이 예비비를 지출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에 야당은 장관의 징계와 감사원 감사, 지출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내용을 주장했다. 여당은 장관의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 정도로 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자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다수결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여당이 이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퇴장하자 야당은 단독으로 결산안을 승인했다.
그러자 여당은 홍 위원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 원내대표의 지시에 따라 환노위를 비롯해 운영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모든 상임위의 일정은 중단된 상태다.
이에 야당은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국회 파행을 자초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국민이 더 이상 걱정하지 않도록 여당이 이성을 되찾고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보이콧을 겨냥해 “국회의원을 오래하다 보니까 여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는 세상이 왔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