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처럼 변동성 강한 조정 장세가 또 있을까. 7월초 코스피 지수는 30포인트 이상 급등해 1800선을 훌쩍 뛰어넘더니, 7월 중순에는 50포인트 이상 깜짝 급등해 2000포인트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그러고 나서 25일 2000포인트를 넘어서더니 금새 40포인트, 80포인트 빠졌다. 8월 들어서는 '블랙 웬즈데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지수가 7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이런 변동성이 강한 조정 장세에서는 일반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기도 망설여지고 더욱이 직접 주식거래를 하기도 겁이난다. 만약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있다면, 인덱스(Index) 펀드를 고려해 보는 건 어떨까. 인덱스 펀드는 지수를 좇아가면서 수익을 내는 펀드로 시장이 변동성 강한 조정 장세를 나타낼 때 상대적으로 빛을 낸다.
하지만, 국내에서 출시된 대부분의 펀드들은 액티브(Active) 펀드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즉, 액티브 펀드는 시장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시장평균 수익률 그 이상을 추구하는 펀드들이지만, 인덱스 펀드는 개별 주식이 아니라 주가 지표(Index)를 추종하기 때문에 펀드의 수익률이 곧 시장의 수익률이 된다. 벤치마크는 주로 코스피 200이다.
▲펀드, '시장'을 이기기 힘들어
여기까지만 봤을때는 시장 평균 수익률 이상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들의 수익률이 월등히 좋아 보인다. 아닌게 아니라 제로인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금까지(2007년 7월 31일 기준) 인덱스 펀드들의 유형 평균 수익률은 31.13%였지만, 액티브 펀드들의 유형평균 수익률은 38.12%를 기록했다.
하지만, 펀드업계에서는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보면 액티브펀드가 시장 수익률을 이기기는 힘들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실례로 1995년 세계 최대 인덱스 운용사인 뱅가드그룹의 뱅가드500 인덱스 펀드의 10년 누적수익률은 약 210% 였지만, 피델리티에서 운용하는 장기투자 펀드인 마젤란 펀드의 수익률은 약 163%로 나타났다.
마젤란 펀드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투자의 대가 피터 린치가 운용한 펀드로 누적수익률 2700%, 연평균 약 29%를 기록해 13년 동안 연 수익률이 단 한 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는 펀드다.
우리 같은 경우에도 증시 조정기인 지난 2004년과 2006년 인덱스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9.43%, 6.80%로 같은 기간 액티브펀드의 수익률 4.39%, 1.40%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2003년과 2005년 그리고 올해와 같은 증시 활황기에는 액티브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게 나왔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액티브 펀드와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 차이는 크지 않다는 거다.
게다가 액티브펀드가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초과한 비율은 지난 2002년 92%에서 ▲2003년 82% ▲2004년 18% ▲2005년 79% ▲2006년 30%로 매년 줄어들고 있어 '시장'을 이기는 액티브펀드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펀드별로도 7월 31일 기준 '유리인덱스200주식파생상품B'펀드와 'CJ Vision포트폴리오인덱스파생상품주식1'펀드의 3년 평균 수익률이 각각 173.39%와 175.28%를 기록해 액티브 펀드 유형평균 172.29%보다 높았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200 지수는 153.37%를 기록했다.
하지만, 장기투자문화가 아직 성숙돼 있지 않는 국내 현실상, 액티브 펀드 유형 평균을 앞지르는 펀드들은 많지 않다.
▲장기투자에 적당...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
무엇보다 인덱스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펀드를 선택하기 전 투자자들이 펀드에 대한 시장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인덱스 펀드들이 코스피200지수를 벤치마크 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지수로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액티브 펀드는 수익률 1위도 액티브 펀드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펀드들도 액티브 펀드라는 거다. 그만큼 액티브 펀드는 가입하기 전 리서치가 필요하고 펀드 선택에 있어 신중함이 요구된다.
게다가 일반투자자들이 좋은 펀드를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와 운용사, 매니저의 특성 등을 고려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인덱스 펀드는 수수료가 저렴하다. 주식형 펀드의 총 보수는 평균 2.5%인 반면, 인덱스 펀드의 총 보수는 1.5% 수준으로 1%포인트 이상 낮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올 상반기 중소형주 펀드들의 급부상과 국내 증시의 활황으로 액티브 펀드들의 성과가 두드러졌지만, 하반기에는 주가 상승 탄력도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장기투자를 권하는 입장에서는 저렴한 수수료의 인덱스 펀드가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