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는 미국이 무역 방면에서도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구리와 납 코발트 등 원자재 9종에 대해 중국이 수출관세를 매기는 것이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제소했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USTR은 “중국이 주요 원자재 수출을 불공정하게 제한해 자국 제조업체들이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게 하는 등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제소 이유를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모두가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이것은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진 기본 개념”이라고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긴장이 완화하는 움직임과 대조된다. 이번 주 중국과 EU 정상회의 기간 양측은 중국 철강업체 가격 책정과 공공 보조금을 감시할 수 있는 새 워킹그룹을 세우기로 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새 그룹은 세계 철강업계를 늪에 빠뜨린 중국의 과잉생산을 줄이겠다는 중국의 약속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U가 중국에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하기 전에 잡음을 줄이고자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미국의 대중국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권 하에 미국은 중국을 WTO에 제소한 것이 이번이 13번째다. 미국은 중국에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하는 것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의 흐름이 더욱 거세지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압박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 확대가 자신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성과가 될 것으로 보고 지난해 일본, 호주 등과 12개 회원국이 모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타결했다. 그러나 양당 대선 후보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모두 TPP에 반대하고 있어 연내 의회 비준이 불확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