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국적은 상관없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자체적 중장거리 노선 취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 항공사들과 손잡고 공동 운항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단거리 위주로 국제선을 운항해왔던 LCC들이 다른 항공사와 항공동맹(얼라이언스)을 결성하면 중장거리 노선 승객을 확보함은 물론 전반적인 글로벌 노선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이들 노선을 함께 공유하면 항공권도 저렴하게 팔 수 있어 일석이조다.
제주항공은 지난 5월 전 세계 LCC들과 항공동맹 ‘밸류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동맹 항공사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세부퍼시픽(필리핀), 녹에어(태국), 녹스쿠트(싱가포르 태국 합작), 스쿠트(싱가포르), 타이거에어싱가포르, 타이거에어오스트레일리아, 바닐라에어(일본) 등 총 8곳이다.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는 각국 LCC들이 이같이 항공동맹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160개 도시를 총 176대의 항공기로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진에어 역시 국내외 항공사들과 함께 노선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해외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3월부터 대한항공과 진행한 공동 운항 노선을 올해 3월부터 확대 시행하고 있다. 기존 인천 출발 오키나와, 마카오, 코타키나발루, 비엔티안, 괌 등 5개 노선에서 인천 출발 클락, 하노이, 타이베이, 호놀룰루 노선과 부산 출발 세부, 다낭 노선 등 총 6개 노선이 추가되는 등 총 15개 노선으로 확대됐다. 진에어는 이 노선을 대한항공 편명으로 판매하게 된다. 예약ㆍ발권 등은 대한항공에서 이뤄지지만 실제 탑승하는 항공편은 진에어가 되는 형태다.
진에어는 또 지난 4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LCC 그룹 중 하나인 젯스타그룹의 운영 노선과 연계해 묶어 판매하는 인터라인 계약을 맺었다. 인터라인은 다른 항공사의 운항 노선을 자신의 노선과 연계·연결해 묶어 판매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이어 캄보디아 국영 항공사인 캄보디아앙코르항공, 라오스 국영 항공사인 라오항공과도 연이어 이 같은 형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에어부산 역시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과 14개 노선(국내선 2개, 국제선 12개)을 공동 운항하고 있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함께 공동 운항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 간의 경쟁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하므로 동맹 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동맹체계가 확대되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다양해지고 가격도 저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