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가지 악재로 궁지에 몰린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가 비밀계획에 대해 언급해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머스크 CEO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급 기밀 마스터플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 후반에 이 계획이 공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러한 ‘예고 메시지’는 머스크 CEO 만의 사업 방식으로 유명하다. 그는 10년 전인 2006년 8월 블로그에 테슬라모터스 비밀 마스터 플랜’이라는 이름의 사업 계획을 공개한 이후 자신이 제시한 로드맵대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렇게 내놓은 것이 회사 대표 전기차인 4도어 ‘모델S’와 보급형 모델 ‘테슬라3’ 스포츠 세단이었다. 그 사이 머스크는 실리콘밸리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최근 머스크 CEO는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5월 플로리다 주 윌리스턴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모드였던 모델S의 운전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된 것. 여기에 지난 1일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발생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모델X’의 사고가 안전성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미시간 주 유력일간지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는 이번 사고에 사망자는 없으나 해당 차량이 자율주행 모드였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측은 이번 사고 원인이 차량 주행 기능 때문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테슬라 차량과 관련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고객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베타테스트 중이지만 출하된 약 7만대의 테슬라 차량에 해당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시장에 덜컥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진한 성적표도 머스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전기차 출하 대수는 1만4370대. 당초 목표치였던 1만7000대를 20% 가까이 밑도는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연간 목표 달성도 불투명해지게 됐다. 회사의 올해 출하목표는 8만~9만 대다. 사전예약 돌풍을 일으켰던 보급형 모델3의 내년 말 출시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높다. 머스크의 태양광 에너지 업체 ‘솔라시티’ 인수 방침도 투자자들 사이에 눈엣가시로 눈총을 받고 있다. 테슬라와 솔라시티 두 기업 모두 현재 흑자를 내는 기업은 아니라는 점에서 인수·합병(M&A)에 대한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월 말 이후 5% 가까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