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설비 부품을 만드는 일본 기업들이 새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중국 수출에 박차를 가한다.
아시아 각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일본기술자연맹이 1000만 엔(약 1억1500만 원)을 출자하고 IHI와 에바라 등 원전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 약 50개사가 회원사로 참여해 ‘국제원자력기기ㆍ부품컨소시엄’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국영 원전 대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CNNC)과 손을 잡아 회사를 신설한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새 컨소시엄은 번잡한 수출 관련 수속을 돕고 중국에서의 주문 정보를 회원사에 제공해 중소기업들의 수출을 원활히 하며 독자적인 판로 개척도 할 계획이다. 중국 상관습에 정통한 담당자를 두고 계약 상담도 한다. 원전 부품 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사무절차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본은 사실상 원전 신설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건설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에서 활로를 구하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기업에 중국시장은 매력적이었지만 부품을 공급하고 나서 중국이 기술을 흡수해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새 컨소시엄과 CNNC는 5년 이상의 장기로 계약을 해 일본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존중하고 상세한 주문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원칙에 합의해 안심하고 수출할 수 있게 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현재 연간 약 1000억 엔인 일본의 원전 부품 수출을 4000억 엔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입장에서는 고품질의 일본제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중국은 연간 6~8기 이상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며 아시아와 남미 시장에서의 원전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CNNC는 연내 해외 기업에서의 부품 조달을 담당하는 회사를 신설할 예정이며 이 회사가 일본 컨소시엄과 연계한다.
일본기술자연맹은 중국 원전 건설비용이 1기(100만 kW급)당 3000억~4000억 엔이며 이 중 절반을 부품 비용이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 기업이 공급하는 부품은 10% 정도이지만 컨소시엄을 통해 이 비율을 40%로 높이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