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억 횡령ㆍ배임’ 혐의로 기소된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 대한 첫 재판에서 검찰이 추가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부장판사)는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대표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갈색 수의를 입고 양손을 마주잡은 채 재판에 참석했다.
검찰은 이날 정 전 대표에 대한 추가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라 수사기록 정리가 덜 됐다고 했다. 검찰은 이번 주 내로 기록을 정리해 변호인 측에 주기로 했다.
정 전 대표의 변호인은 “기록이 방대하니 다음 기일까지 충분히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정 전 대표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 달여 뒤인 다음 달 8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대표 관련 기록은 7000~8000장 가까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의 변호인인 대륙아주 윤상혁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피고인이 참석할 의무가 없는) 준비기일임에도 불구하고 재판부에 예의를 표하기 위해 정 전 대표가 나왔다”고 밝혔다. ‘검찰에서 변호사법 위반으로 추가기소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회삿돈 18억 원과 관계사인 에스케이월드 법인자금 90억 원 등 총 108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2010년 12월 계열사 법인자금 35억 원을 호텔 라미르에 빌려준 뒤 손실처리하는 대신 호텔 2개층 전세권을 건네받은 혐의도 있다. 호텔 라미르는 구속된 브로커 이민희(56) 씨가 부회장으로 있던 업체로, 폭력조직인 범서방파의 관리를 받았다.
앞서 정 전 대표는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정 전 대표가 재판 과정에서 브로커와 변호사를 통해 재판부에 대한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5일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으나 횡령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