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그룹 위기’ 현실로… SKT·CJH 합병 불허

입력 2016-07-05 15:11 수정 2016-07-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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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복귀 후 면세점 이은 두 번째 타격… 향후 대응 방안 고민

(사진제공=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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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룹 전반을 둘러싼 위기에 대해 역설한 지 불과 하루 만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이 불허됐기 때문이다. 작년 8월 광복절 사면·복권과 경영 복귀 후 면세점에 이어 그룹 성장의 한 축인 통신 부문에서의 중장기 경영 전략이 자칫 실패로 이어질 위기를 맞았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불허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의 방송이 23개 권역 중 21곳에서 1위가 돼 시장 지배적 지위가 형성·강화된다고 판단했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르면 20일께 열리는 공정위 전원회의 전까지 소명자료를 준비해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상임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전원회의에서 이번 M&A에 대한 공정위의 최종적인 결정이 내려진다.

공정위 결정이 시장경쟁에 역행하고 유선방송 시장의 구조조정을 방해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SK텔레콤은 최악의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불허 결정을 뒤집지 못하면 글로벌 수준의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 무산되면 SK텔레콤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최태원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진행한 수건의 투자 중에서도 SK텔레콤과 CJ헬레비전의 합병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유선통신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한정된 시장 탓에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항시 있었다.

이에 케이블방송시장에서 가입자 415만명을 보유한 1위 사업자인데다 알뜰폰시장에서도 가입자 수 1위를 유지하는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은 정체된 시장의 틀을 깨 새롭게 판을 꾸리는 것은 물론 시장을 주도할 기회가 될 수 있었던 것. 그러나 공정위의 합병 불허 방침으로 최 회장의 이러한 성장 계획에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면세점 입찰 실패와 브렉시트 등 더욱 악화된 경영환경은 최 회장으로 하여금 그룹 변화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주력 계열사 CEO들에게 "사업과 조직, 문화 등 기존 SK의 틀을 깨라”며 변화를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예정에 없던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현실의 SK그룹은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고 대부분의 관계사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각종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바꾼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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