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의 기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2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 잔여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 분쟁 우려를 덜었다.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결정한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일정을 미뤄 예정대로 추진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쌍용양회공업의 최대주주인 한앤코 10호 유한회사는 2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 및 TCC Holdings가 보유한 주식 전량(보통주 2082만8960주, 의결권 있는 우선주 516만50주) 2598만9101주(지분율 32.36%)를 4548억800만원(주당 1만7500원) 규모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쌍용양회에 대한 한앤코 10호 유한회사의 지분율은 기존 46.80%에서 79.20%(6357만1122주)로 증가한다.
한앤코 10호 유한회사는 지난 4월 15일 쌍용양회 주식매각협의회(산업은행,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코시멘트홀딩스)로부터 3705만1792주를 주당 2만3850원에 장외매수 했고, 한앤코시멘트홀딩스로부터 53만320주를 주당 1만9450원에 장내매수 했다. 인수자금은 총 8950억1700만원으로, 쌍용양회 주식 3758만2112주(지분율 46.80%)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인수자금은 자기자본 5001억1700만원, 하나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3939억원을 차입해 조달했다.
당시 2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는 출자주식매각협의를 대상으로 우선매수청구권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을 벌였지만, 이번 거래로 경영권 분쟁 우려는 해소됐다는 평가다.
당초 진행중이던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예정대로 추진된다. 지난 30일 쌍용양회는 유상증자결정 정정보고서를 통해 최대주주와 2대주주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따라 구주주 청약 일정 등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앤코 10호 유한회사는 쌍용양회 최대주주에 오른지 2주만인 4월 29일 4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차입금 상환과 최대주주 지위 강화용 증자였다.
당초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 청약일은 지난 30일, 납입일과 신주 상장예정일은 각각 오는 8일과 21일였으나 이번 거래로 청약일 등 일정이 연기됐다. 쌍용양회측 관계자는 “최대주주간 SPA 체결로 청약일 등이 연기된 것일 뿐”이라며 “향후 이사회를 통해 일정을 변경하고 예정대로 증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양회는 조달자금 4000억원 중 1500억원은 동해공장 폐열발전 설치공사 등 시설자금, 2490억원은 차입금 상환 등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쌍용양회는 지난 2014년 이후 차입금 상환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상증자 단행으로 재무안전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쌍용양회의 총차입금은 지난 2013년 말 1조511억원에서 2016년 3월 말 7446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기간 부채비율도 137.0%에서 99.5%로 줄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형대 선임연구원은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어 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 지표의 개선이 예상되고, 우수한 영업수익성과 운전자금 관리능력 등을 감안하면 중기적으로도 재무안정성 제고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다만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에 따른 최대주주의 자금부담이 배당정책 변경 등을 통해 회사에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