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가 발행하는 온·오프라인 기사와 지면을 평가하고 독자들의 편익을 증대하기 위해 구성된 이투데이 독자권익위원회(이하 ‘독자권익위’) 첫 회의가 28일 오후 2시 이투데이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참석자는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기계형 한양대 아태지역 연구센터 HK연구교수, 신철호 OGQ 의장, 김판정 창간 독자 등 4명과 이투데이 측 위원인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간사 장영환 편집부 부장대우 등이다.
이투데이는 변신과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문화ㆍ예술 기사의 비중을 높이고, 오피니언 면을 2개 면에서 3개 면으로 늘리는 한편, 소설가 한만수의 ‘서울 25시, 夜(야)’를 연재하고 있다. 새로 늘어난 오피니언 면은 월ㆍ수요일에 ‘세계는 지금’, 화요일 ‘경제 경영 길잡이’, 목요일 ‘SNS 세상 살펴보기’, 금요일 ‘문화와 예술 감상’ 등으로 요일별로 성격을 달리해 심층 칼럼과 분석 기사를 게재해왔다.
참석자들은 첫 회의에서 박재영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6월 1일 지면 개편을 통해 3개 면으로 늘어난 오피니언 면 평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독자권익위는 앞으로 월 1회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오피니언 증면에 대한 의견
박재영 : 이투데이 지면 24개 면 가운데 3개 면이 오피니언인 것은 다소 많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신문 독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의견 기사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그 흐름에 발맞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신문 독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의견 기사는 다른 부문에 비해 소비 감소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독자들의 경향은 두 가지다. 우선 자신이 믿는 정파적 콘텐츠를 찾아 읽고 싶어 한다. 그런가 하면 그와 반대로 자기와 다른 관점을 알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양면을 잘 고려해 고급 독자들의 지적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게 필요하다. 증면은 이런 사회의 흐름에 잘 대응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기 교수 의견처럼 필자를 다양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찾아보면 젊은 감각의 필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숨어 있다. 대형 신문사들은 기존의 틀을 깨는 경향이 있어 이런 변화를 꺼리는 편인데, 이투데이가 과감하게 파격적 원고료도 주면서 그 부분을 잘 공략한다면 다른 신문과 다른 경제지로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신철호 : 필자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 이투데이의 필진은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고 지명도가 높은 사람 위주로 돼 있는데,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유명하지 않지만 전문적이고 좋은 글을 쓰는 영향력 있는 필자들이 많다. 영향력 있는 사람의 정의가 변화하고 있다. 직업, 성별, 연령에 구애받지 말고 영향력 있는 필진을 구성해야 한다. SNS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발굴해 필진으로 충원한다면 더욱 다양하고, 깊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이든 이미지든 카톡이든 화면 그대로 캡처하는 것이든 고정적인 것에서 탈피해 그대로 생생한 것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편집 과정을 거치면서 오히려 영향력이 떨어지는 시대다.
△연재소설에 대한 평가
신철호: 1일부터 싣고 있는 연재소설 ‘서울 25시, 야(夜)’가 온라인 소설ㆍ만화를 연결하는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 아직 이투데이 사이트에는 웹툰 플랫폼이 없지만 나중에 지면을 보고도 온라인에 더 좋은 내용의 소설ㆍ만화 콘텐츠가 있다고 소개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현재 소설이나 만화는 매우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웹툰 서비스 업체가 최근 국내 사모펀드 회사로부터 5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을 정도로 떠오르는 분야이니 이투데이가 이런 것을 새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이끌어 나간다면 긍정적 결과를 얻을 것이다.
임철순: 연재소설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작가는 웹소설 형식의 빠른 전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대개 한 달이면 한 회가 끝나게 돼 있다.
기계형 : 욕망과 돈을 매개로 한 졸부 백천길의 이야기(제1화)는 아쉽지만 나중 전개가 어느 정도 짐작이 된다. 이 소설이 이야기하는 ‘돈과 욕망’이 이투데이가 말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신 의장의 말처럼 만화는 큰 힘을 갖고 있다. 만화는 문명의 속도와 함께 간다. 특히 빠른 것을 요구하는 시대에 접근성과 가독성이 뛰어난 웹툰의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지면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마중물이라는 창의적 시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
기계형 : 유가지들이 위축되고 점차 사라지는 추세에 용감하게 새로운 기치를 내건 이투데이가 어떤 승부를 펼칠지 기대된다. 이런 변화로 이투데이가 언론계에서 어떻게 경쟁할지 궁금해 다른 경제지들을 살펴봤다. 안타깝지만 변화에 대한 의욕에 비해 아직 그 내용을 충분히 담지는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온라인과 지면 모두 다른 매체와 크게 다른 것을 느낄 수 없었다. 다른 경제지보다 한 발 늦게 출범한 이투데이가 전진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은 특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이투데이의 특별함은 여성 지면에 있다. 사회의 큰 축인 여성을 전면으로 끌어낸 시도는 으뜸이었다.
김판정: 창간독자로서 이투데이를 열심히 보고 있다. 오늘 독자권익위원 여러분의 말을 들으니 신문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열리는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읽고 의견을 말하겠다.
신철호: 예전에 미국의 뉴욕타임스 1면 기사가 낯설었던 적이 있다. 어느 지역에 폭설이 왔다는 기사였는데, 매체에서는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을 그대로 지면에 배치해 그 사실을 알렸다. 낯설었지만 신선했다. 이처럼 이제 글의 위치나 텍스트를 정형화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투데이 지면은 식상한 측면이 있다. SNS의 내용을 담는다고 할 때, 기자가 편집하는 과정에서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도 있다. 모바일 메신저의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거나 인스타그램ㆍ페이스북 등의 화면을 그대로 지면에 실어도 좋을 것이다. 뉴스를 전달하는 방법도 이제 여러 가지다. 또한 한 사건에 대해 지면과 온라인이 함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연동해 다룬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적절하게 융합할 수 있을 것이다.
박재영 : 일반 독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라. 1일부터 지면에 변화를 준 의도에 맞게 독자들이 기사를 소비하고 있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새로 추가된 소설과 오피니언에 대해 독자들의 의견을 듣고, 적극적으로 수렴해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칼럼 쪽에서는 1차 검토와 정비가 필요하다. 독자 중에는 왜 지면 개편을 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수 있다. 소설과 관련해서는 타 매체의 사례를 연구해 봐야 한다. 소설이 매체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 하는 점 등을 면밀히 살펴보기 바란다. 정리=양용비 기자 dragonf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