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가 개발한 국산신약의 희비가 엇갈렸다. 총 25개 품목 중 생산실적이 100억원을 넘어선 제품이 역대 최다인 6개에 달했지만 생산실적이 10억원에도 못 미치는 제품도 10개로 나타났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신약 25개의 생산실적은 총 1587억원으로 전년대비 45.3% 늘었다. 지난 1993년 첫 국산신약이 배출된 이래 역대 최고 생산실적이다.
작년 생산실적이 100억원을 돌파한 국산신약이 6개에 달했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약 '카나브'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음에도 가장 많은 395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카엑젬백스가 개발하고 삼성제약이 허가권을 보유 중인 항암제 '리아백스주'가 268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리아백스는 지난 2014년 9월 일부 환자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리아백스가 시장에서 활발하게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젬백스 관계자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의사 판단 하에 사용할 수 있는 ‘응급상황 사용' 목적으로 리아백스를 많이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응급상황 사용 목적으로 공급할 경우 약값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리아백스로 올린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LG생명과학의 당뇨약 '제미글로'(197억원)와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192억원)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고 동아에스티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가 120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종근당이 지난 2013년 7월 허가받은 '듀비에'는 발매 2년째만에 생산실적 100억원을 돌파하며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이에 반해 SK케미칼의 '선플라주', 동화약품의 '밀리칸주', CJ헬스케어의 '슈도박신주' 등은 생산실적이 0원이었다. 주로 신약개발 초창기에 등장한 제품으로 시장성이 낮아 사실상 생산 및 판매가 중단됐다. 이중 슈도박신과 밀리칸은 해당 업체가 시판허가를 취소하면서 공식적으로 시장 철수를 선언한 상태다.
구주제약의 아피톡신주(6억원), SK케미칼의 엠빅스정(1억원),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정(1억원) 등은 연간 생산실적이 10억원에도 못 미쳤다. 발매 초기인 아셀렉스, 자보란테, 시벡스트로, 슈가논 등을 제외하고도 6개 제품이 시장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이중 엠빅스의 경우 필름형으로 제형을 변경한 엠빅스S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 2005년 허가받으며 '돈 되는 신약 시대'를 여는 듯 했던 유한양행의 위장약 '레바넥스'도 생산실적이 20억원에 그치며 시장에서 영향력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부광약품의 B형간염약 '레보비르'는 지난해 84억원어치 생산됐는데, 필리핀ㆍ태국 등의 수출물량을 생산하면서 일시적으로 생산규모가 확대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