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런던 엑소더스 시작되나…영국서 짐 싸는 글로벌 기업

입력 2016-06-2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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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파리·프랑크푸르트 등 다른 금융허브로 이전 움직임…자동차 등 제조업도 EU 전략 재검토 불가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충격으로 아예 영국에서 짐을 싸는 글로벌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의 금융허브인 런던에서 나가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벌써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U 잔류 캠페인에 막대한 자금을 기부했던 투자은행들은 국민투표 결과 실망감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런던 대형 기관투자자 중 일부는 투자 라이선스 확보와 임원 재배치 등 이전과 관련된 문제들을 관계 당국에 문의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미국 대형은행 모두 런던에 진출해 있으며 현지 채용 인력만 수만 명에 달한다. 이들 모두 다른 지역보다 은행 관련 규제 환경이 좋은 런던에 터를 잡았다. 영국을 나머지 EU 회원국에 진출하는 전진기지로 삼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브렉시트에 이들 은행이 새로운 법적 근거지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일랜드 더블린 등이 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

한 미국 대형은행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영국과 유럽에서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금융당국의 승인 등에 시간이 걸리고 고객의 수요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은 느릴 것이나 일부 직원은 재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은행들도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일자리 중 상당수가 유럽 대륙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HSBC는 영국이 EU를 떠나면 최대 1000개의 트레이딩 관련 일자리가 파리로 이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HSBC는 이미 파리에 사무실이 있기 때문에 브렉시트 영향이 얼마나 될지 좀 더 확실해지기 전까지 결정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와 항공기 등 제조업체들의 영국 이탈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영국에 생산거점이 있는 포드와 일본 도요타, 닛산 등 자동차업체들이 EU 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예정이다.

에어버스는 24일 성명에서 “브렉시트 공포를 진정시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영국 내 인력과 운영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RBC캐피털마켓의 로버트 스털러드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에어버스가 영국 생산기지 이전 여부를 놓고 힘든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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