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2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첫 연차총회를 개최했다. 진리췬 총재는 2017년 초에 새로운 회원국을 맞이할 방침을 표명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금융 질서에 도전하고자 출범한 AIIB의 본격적인 운영을 시험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오전 베이징 궈마오호텔에서 개막한 연차총회에는 장가오리 중국 상무 부총리 등 중국 고위급 경제관료들과 우리나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57개 회원국 대표 등이 참석했다.
장 부총리는 축사에서 “AIIB의 출범은 의지가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윈윈(win-win)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이를 현실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AIIB는 다른 국제기구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기구의 규칙에 따라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IB는 현재 중국, 영국, 독일, 인도 등 57개국이 가입했지만 개막식에서 진 총재는 24개국이 참여 의향을 AIIB에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9월 말까지 가입을 신청하면 내년 초에는 인정할 의향을 나타냈다. 참여를 보류하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에도 계속 참여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차총회에서는 AIIB가 24일에 결정한 첫 번째 안건도 보고된다. 방글라데시 송전선 사업에 단독 융자 등 총 4건, 5억900만 달러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총 3건의 협조 융자도 포함시켜, 기존의 국제 금융 기관과 대립하지 않겠다는 자세도 보였다.
연차 총회는 26일까지 열린다.
AIIB는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이 2013년 10월에 창설을 제창한 지 불과 2년여 만에 실현됐다. 중국은 자본금 1000억 달러 중 30%를 부담, 의결권의 약 26%를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