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 8명을 재판에 넘겼다. 살균제 제품을 처음 제조한 옥시에 이어 유사제품을 만들어 유통시킨 책임자까지 기소하면서 6개월여에 걸친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는 롯데마트 노병용(65) 전 영업본부장을 업무상 과실치사·과실치상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노 씨는 현재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물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홈플러스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김원회(61) 씨와 전 품질관리팀장 이모 씨,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로부터 하청을 받아 제품을 생산한 용마산업사 대표 김모 씨도 함께 구속기소했다.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씨와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 전 일상용품팀장 김모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카피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기획하면서 유해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첨가해 제품을 출시했다. 이들은 유해성분 물질이 함유된 제품을 판매하면서 유해성 검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41명(사망 16명),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는 28명(사망 12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의 경우 제품 겉면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의 문구를 표시해 허위·과장광고를 한 혐의도 추가됐다.
옥시 측으로부터 연구용역 의뢰를 받고 살균제 제품의 유해성을 고의로 실험 결과를 왜곡한 혐의의 호서대 유모(61) 교수도 함께 구속기소됐다. 유 교수는 2011년 말 실험 공간의 창문을 열어놓은 채 PHMG 유해성 실험을 하는 등 옥시 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실험하고, 자문료와 진술서 작성 대가로 44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달 말께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