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예능은 두말할 필요 없이 ‘복면가왕’이다. 김연우를 시작으로 한 장기집권 가왕의 인기가 거미, 차지연 등을 넘어 ‘음악대장’ 하현우까지 이어지며 ‘복면가왕’은 MBC를 대표하는 예능으로 성장했다.
‘복면가왕’은 추리하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음악예능답게 ‘듣는’ 재미가 가장 크다. ‘복면가왕’의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복면가왕’의 음악을 총괄하는 14년차 음악감독 임현기와 만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복면가왕’을 보다보면 항상 선곡이 참 좋다는 생각을 한다. 선곡도 직접 하는 편일까.
“보통은 가수가 직접 고른다. 선곡은 가수들에게 100% 맡기는 게 옳다는 게 지론이다. 가수들이 선곡을 가져오면 난 프로그램 시청 층이 다양한 걸 고려해서 약간의 조율만 해준다. 2주 만에 3곡을 익힌다는 건 가수들 본인에게도 힘든 일이다.”
△편곡에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8명의 출연자들의 예비곡까지 모두 치면 24곡이니까, 약 48시간 정도다. 일단 가수들의 선곡을 받으면 ‘논스톱’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복면가왕’의 성공 이후 음악 예능들이 정말 많아졌다. ‘복면가왕’만이 가진 특징은 뭘까.
“추리 코드다. 그리고 ‘복면가왕’은 노래의 100%를 바꾸진 않는다. 원곡에 기반을 두고 원작자의 의도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편곡을 한다.”
△이유가 있나.
“음악은 역시 ‘듣는’ 거다. 방송을 통해 무대를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지 않나. 듣는 사람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게끔 신경 쓴다. 그래서 일부러 고음에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경향도 있다. 처음 들을 땐 좋게 들려도, 그게 듣다보면 금방 익숙해지고 그럼 또 쉽게 질리기 마련이다.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원을 목표로 작업한다.”
△하현우 이야기도 듣고 싶다. ‘음악대장’의 9연승, 예상했나.
“하현우는 노래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하고, 거기에 감성도 들었는데 가창력도 있고 호소력도 있다. 만능인 셈이지. ‘몇 연승을 할 거다’고 딱 예상한 건 아니지만 그의 실력에 대한 믿음은 있었다.”
△‘음악대장’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하현우의 본성은 ‘록’이다. 두성 베이스에 샤우팅 창법을 기반에 둔 사람이다. 거기에 감정 포인트를 잡는 균형이 잘 잡혔다. 충분히 지를 수 있는데도 무조건 지르지 않는다. 가사전달력도 정말 좋고, 노래를 자기 몸에 흡수를 시켜서 꼭 자기 몸으로 하는 이야기처럼 그대로 해석을 해낸다.”
△‘매일 매일 기다려’에서도 노래와 함께 손짓을 하는데, 꼭 관객들에게 호소하는 느낌이 들더라.
“그건 100% 하현우의 해석력이다. 후반부에서 약 14초 정도 연속 고음을 낸 건 내 의도가 아닌 하현우 본인의 역량이었다. 나도 거기까지 올라갈지 몰랐는걸(웃음). 하현우는 정말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게 화성 체계를 그냥 뛰어넘어버린다. 음역대 스펙트럼이 정말 넓은 친구다.“
△혹자는 하현우를 ‘괴물 보컬’이라고도 칭한다.
“괴물보컬이고 뭐고 다 떠나서 하현우는 ‘국카스텐의 보컬리스트’ 아니냐. 순수하게 자기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순수하게 ‘팬심’으로.”
△하현우는 떠났고, 새 가왕이 올라섰다. 벌써부터 ‘하면 된다’의 정체를 두고 말들이 많은데.
“‘복면가왕’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말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웃음). 스포일러는 자제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추리 음악 예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