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때문에 발생하는 기미, 잡티, 피부암 등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려는 노력인 것을 알지만, 매일 면역력이 떨어져 고생하는 환자들을 보는 의사로서 아쉬움이 크다. 건강을 위해 하는 골프가 자칫 병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얘기다. 햇빛을 통해 얻을 수 있어 선샤인비타민이라고 불리는 비타민D 때문이다.
비타민D와 면역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수지상세포, T-림프구, B-림프구 등 많은 면역세포는 비타민D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비타민D는 이 수용체를 통해 면역세포의 기능을 조절, 체내에 침입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또한 백혈구의 기능을 강화해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등 각종 감염에 의한 발병률을 줄인다. 면역력 약화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인 대상포진의 경우 환자 대다수가 비타민D 결핍이다.
비타민D는 면역세포뿐 아니라 갑상선, 피부, 폐, 췌장, 신장, 뼈, 장, 혈관벽 등 우리 몸 대부분의 장기에 있는 비타민D 수용체를 통해 다양한 순기능을 수행한다. 미국 보스턴 의대 홀릭 박사에 의하면 비타민 D 하루 권장량 섭취 시 전립선, 유방, 대장암의 발생 위험을 각각 30~50% 줄일 수 있다. 또한 칼슘과 인의 수준을 적절한 범위로 조절해 신경근육과 뼈의 기능을 강화하기도 한다.
면역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D를 체내에 공급하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은 햇볕을 쬐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오존층, 스모그 등으로 오염된 대기에서는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얻기 어렵다. 등푸른 생선, 우유, 달걀노른자, 버섯 등의 식품으로 비타민D를 섭취할 수도 있지만 성인 하루 최대 권장량인 2000IU를 식품으로 모두 채우기란 불가능하다. 비타민D 때문에 매일 계란을 80개씩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햇빛과 식품으로 비타민D를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에 영양제나 주사 같은 추가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햇빛을 통해 우리 몸이 비타민D를 합성할 때는 적정량 초과 시 합성 작용을 자동으로 멈추지만 영양제나 주사의 경우 하루 권장량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비타민D 과잉 시 오히려 구토, 설사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자신의 하루 권장량을 파악한 뒤 부족한 양을 보충해야 한다. (반에이치클리닉ㅣ통증의학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