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입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철강업계에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재편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또 저부가ㆍ비핵심 부분을 과감이 털어내는 군살빼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주 장관은 9일 서울 포스코센터 서관 4층 아트홀에서 열린 제17회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국내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 전방산업의 수요 정체, 보호무역주의 확산, 환경규제강화 등으로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간 우리 철강업계도 자발적인 사업재편 노력이 있었지만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었다”라며 “경쟁력을 상실한 설비와 제품 등 저부가ㆍ비핵심부문을 과감히 털어내고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ㆍ핵심영역 위주로 사업구조 재편을 더욱 가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최근 몇 년간 중국산 철강재 공급 과잉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외 일부 비핵심분야를 매각하고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과 SPP율촌 인수, 하이스코 합병 등 대형화를 추진했다. 세아베스틸은 특수강분야의 전문화를 위한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기도 했다.
또 동국제강은 후판공장을 폐쇄했고, 동부제철은 전기로설비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합금철업체들은 자발적인 설비감축 노력을 하는 등 결코 쉽지 않은 사업결정과 노력이 있었다고 주 장관은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 장관은 “정부도 8월 시행 예정인 기업활력제고법에 따라 상법과 공정거래법상 절차 간소화, 과세이연과 금융지원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사업재편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또 우리 업체가 독보적인 철강기술을 무기로 갖춰야 각국의 수입규제 공세를 극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 장관은 “철강 생산국가 간 기술력의 평준화로 인해 우리 주력상품은 세계 시장에서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독보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최첨단·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를 위해 “앞으로 LNG저장탱크용 합금강·에너지 수송용 내부시각 등 고품질ㆍ고부가가치 제품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책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고망간강, 내해수강과 같이 국내에서 개발됐지만 해외 수요처 발굴에 애로를 겪고 있는 제품에 대해 에너지 공기업을 테스트 베드로 활용 납품실적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주 장관은 글로벌 환경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오는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온실가스를 37% 감축해야 하는 만큼 온실가스 최다 배출업종인 철강산업이 선도적인 감축 노력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면서 “탄소 배출을 혁신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차세대 고로공법 개발을 비롯한 공정혁신과 함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경량소재 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도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에 보답해 올해도 금속분야 연구개발에 정부예산 500억원을 지원하고 원천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세액공제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