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2일 오전 9시께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자택 등 6~7곳에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협력사 입점 리스트,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 씨가 운영하는 B사와 관련 회사 1곳, 장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정 대표는 2010년 롯데면세점에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을 내려고 20억원대 금품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신동빈 롯데 회장의 이복남매인 신 이사장을 상대로 면세점 입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은 "의혹만으로 수사할 수는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 대표의 브로커 역할을 해온 한모(58)씨가 검거되면서 검찰은 그의 진술을 통해 구체적인 혐의점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현재 롯데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 측에 20억을 건넨 정황에 대해 정 대표와 한씨 두 사람의 진술을 모두 확보한 상태다. 특히 정 대표는 면세점 입점과 동시에 매장 재배치를 요구할 목적으로 이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면세점에 입점할 때 한씨와 계약을 해지하고 신 이사장의 아들과 계약한 이유를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에서 한씨가 건넨 로비자금이 신 이사장에게 전달됐다는 단서가 나올 경우 신 이사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정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정 대표가 구속된 홍만표 변호사를 통해 서울메트로를 상대로도 입점 로비를 벌인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서울메트로 김모 전 사장을 조만간 소환해 이 부분을 들여다 볼 계획이다. 서울메트로 로비와 관련해 서울시의회 고위관계자가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부분 역시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