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두고 업계 간 공방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양사 간 임금격차와 인수합병을 두고 주무 부처의 입장차이가 도화선이 됐다.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SK텔레콤 직원 4184명의 평균 급여는 5100만원으로 CJ헬로비전 직원 1109명의 평균 급여 1400만원의 3.6배 높다. SK브로드밴드 직원들의 1분기 평균 급여도 2500만원으로 CJ헬로비전 직원들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
큰 임금 격차로 인해 두 회사의 인수합병 후 고용승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SK텔레콤은 인수합병 후 인위적으로 CJ헬로비전 인력을 감축하지 않겠다며 직원 전원의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CJ헬로비전도 SK텔레콤과 협상에서 고용 안정을 최우선적으로 요구했다.
인력을 유지하면서 CJ헬로비전 출신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줘야 하기 때문에 SK텔레콤 입장에선 부담이다. SK텔레콤 측은 임금 문제는 인수합병 후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분기 급여는 성과급이 포함돼 있어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인수합병 후 직원들의 임금 문제에 대해선 아직 확정한 내용이 없고, 추후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인수합병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문제를 꺼내는 건 시기가 적절치 않다”면서 “회사마다 성과급이나 인센티브 체계가 다른 만큼 1분기만 놓고 임금을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인수합병 심사를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협화음도 악재다.
지난달 26일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지연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며 “나도 궁금해서 공정위원장에게 몇 차례나 너무 느리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해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지 184일이 지났지만 아직 경쟁 제한성 조사 결과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묵묵부답이던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같은날 출입기자단과의 합동워크숍에서 “공정위가 최대 120일까지인 법정 기한을 넘겨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 심사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료보정 기간을 제외하면 아직 심사기한 이내에 있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