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그간 ISA의 핵심 상품군인 일임형 경쟁에서 대형은행과 증권사에 밀렸던 상황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30일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일임형 ISA를 전 지점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BNK금융은 판매하는 일임형 ISA는 투자자 유형별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은행 일임형 ISA는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등 투자성향별로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각 2종 등 총 6개의 모델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경남은행은 여기에 안정형 1종을 추가한 7종의 모델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두 은행은 각 모델별로 최적의 분산투자를 위해 펀드 수익률, 펀드운용의 안정성, 펀드 규모, 앞으로 예측되는 성과 등을 분석해 국내외 채권부터 주식까지 다양하게 펀드를 구성했다. 모델포트폴리오별로 약 8~10개의 국내외 주식·채권형 펀드를 편입시켜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또 일임형 ISA 편입대상 펀드는 판매수수료가 없는 랩어커운트 펀드(W-Class)로 일반펀드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다.
JB금융지주 계열사인 광주은행도 일임형 ISA를 내달 1일부터 판매한다.
JB금융은 비대면 채널(인터넷·스마트폰) 동시 오픈을 통해 지역적 제약을 초월한 판매망을 구축, 고객이 은행 영업점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일임형 ISA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채널을 통한 가입절차는 광주은행 인터넷뱅킹 또는 스마트폰뱅킹에 접속해 일임형ISA 가입자격 확인서류를 제출해 ISA가입이 가능한지를 판별하게 된다.
ISA 관련 동영상교육 시청과 투자자 성향을 분석하고 모델 포트폴리오 선택까지 마치면 일임형 ISA계좌 신규예약이 신청된다. 이후 고객센터 상담원이 최종 확인전화 후 신규가 완료된다.
JB금융의 다른 계열사인 전북은행도 일임형 ISA상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지주는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으로 이르면 내달 안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지방은행들이 일임형 상품 출시를 못했다는 점에서 ISA 시장 선점에 약점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속속 일임형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ISA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지방은행들의 ISA 운용 능력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의 경우 계열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풍부한 자산관리 노하우와 인력을 전수할 수 있지만, 지방은행은 금융지주 시스템 구축이 얼마 되지 않아 이런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BNK금융은 투자증권과 자산운용 계열사로 이를 극복하고, 국내 펀드평가 전문회사인 제로인과 업무제휴를 맺고 자산배분의 전문성도 더했다.
자산운용사를 거느린 JB금융은 15년 경력 펀드매니저를 영입해 전문성을 끌어올렸다.
반면 DGB금융은 아직 자산운용사가 없어 투자계열 상품의 운용 능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방지주 중 가장 늦게 일임형 ISA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관련 노하우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은행 일임형 ISA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대형은행이나 증권사에 비해 자산 운용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가진 소비자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결국 ISA상품군은 수익률이 결과를 말해 주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