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319명을 태운 채 이륙 준비를 하던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승객과 승무원들은 사고 즉시 탈출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사고 여객기는 보잉사의 B777-300 기종으로 지난해 12월 김포공항에서 하네다로 향하던 중 엔진 고장을 일으켜 오사카에 비상착륙한 여객기와 동일한 기종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40분께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도쿄발 김포공항행 대한항공 여객기 KE2708편이 이륙 준비를 하던 중 왼쪽 엔진에서 화재를 일으켰다. 이 비행기에는 승객 302명과 승무원 17명 등 총 319명이 타고 있었다. 공항측과 일본 소방 당국은 소방차 60대 안팎과 소방대원, 경찰 기동대원 100명 이상을 긴급 투입해 화재 발생 30분만인 오후 1시 10분께 화재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도쿄소방청은 승객 가운데 일부가 비상 트랩을 통해 탈출하던 도중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조사 결과 공항이나 항공기에 수상한 사람이나 물체가 발견되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테러와는 무관한 엔진 이상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국토교통성과 하네다공항측은 화재가 발생한 하네다공항 C활주로는 물론 주변 활주로도 잠정 폐쇄해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지됐다.
특히 이날은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틀째 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이 일본에 집결한 상황에서 항공기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본 경찰은 테러 가능성에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화재를 일으킨 KE2708편(기번 HL7534)은 지난해 12월 비행 도중 엔진고장을 일으켜 비상착륙한 대한항공 여객기(B777-300)와 동일 기종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3월 말 기준 B777-300을 42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김포공항을 이륙해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향하던 KE2707편(기번 HL7533)은 비행 도중 엔진고장을 일으켜 인근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이 여객기 역시 B777-300 기종으로 당시 315명을 태우고 운항하던 도중 엔진 고장을 일으킨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엔진고장으로 비상착륙한 대한항공 여객기는 B777-300 기종이 맞다”며 “오늘(27일) 화재사고를 일으킨 항공기(HL7534)와 동일한 기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