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스마트폰 ‘갤럭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현지 소비 성향을 고려한 마케팅 방식과 더불어 소비자 접점 확대를 통해 일본 시장 점유율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27일 일본 IT전문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갤럭시S7 엣지’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주간판매 순위에서 3위와 6위를 기록하며 순위권에 첫 등장했다. 출시 4일 만의 초도판매 물량이라는 점에서 지속적 인기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삼성 신제품 출시에도 애플과 일본 제품이 상위 10위권을 독식했던 과거와 비교할 때 긍정적인 반응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19일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KDDI를 통해 일본 시장에 갤럭시S7 엣지를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갤럭시S6’과 ‘갤럭시S6 엣지’ 두 종류를 모두 출시했지만 이번에는 현지 수요를 고려해 갤럭시S7 엣지만 선보였다.
일본 시장은 애플을 제외한 외산폰의 무덤이라 일컬어진다. 지난해 기준 일본 스마트폰 시장 선두는 41.2% 점유율(MMRI·출하량 기준)의 애플이며 소니(13.9%), 샤프(11.9%), 교세라(10.9%) 등 현지 업체가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시리즈 초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2분기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2%의 점유율(IDC·출하량 기준)을 기록했지만, 전성기 점유율 회복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삼성전자는 로고리스 마케팅 및 현지 최고경영자(CEO) 발탁, 소비자 접점 확대, 제품군 다양화 등 변화된 전략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첫 출발은 일본 소비자 성향을 고려한 제품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SAMSUNG(삼성)’ 로고를 지운 갤럭시S6 시리즈를 일본 시장에 출시했고 이번 갤럭시S7 엣지도 삼성 로고를 없앴다. 자국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선호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 갤럭시 브랜드 경쟁력으로만 승부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어 프리미엄 일변도에서 벗어나 보급형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2013년 ‘갤럭시J’ 시리즈에 이어 지난해 말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갤럭시 액티브 네오’와 중저가폰 ‘갤럭시A8’을 잇따라 출시했다.
일본 맞춤형 제품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본인 CEO도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쓰쓰미 히로유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삼성전자 일본법인 수장으로 발탁했다.
최근에는 일본 내 소비자 체험공간을 늘리며 갤럭시 라이프를 확산시키고 있다. 2014년 도쿄에 첫 체험형 매장 ‘갤럭시숍’을 연 삼성전자는 현재 팝업스토어 형식의 갤럭시숍 10여 곳을 운영 중이다. 갤럭시숍에서는 요일별로 카메라 기능 및 엣지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건강관리·스마트 매니저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소개와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지난해 애플 아이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들며 첫 감소세를 보인 만큼 현지맞춤형 전략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