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와 학계가 최근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병역대체복무제도에 대해 존치 혹은 더욱 확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역대체복무제도를 통해 1조원이 넘는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됨에 따라 '한국형 병역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단체협의회와 함께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 병역대체복무제도 발전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국방부의 병역대체복무제도 단계적 축소ㆍ폐지 검토와 관련해 제도 현황과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대체복무제도 활용 중소기업, 근무자, 특성화고 교사, 관련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중소기업 병역대체복무제도의 현황과 과제’ 발제를 통해 "대체복무제도로 인해 1조원이 넘는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며 "제도 존속을 통한 안정적인 운영과 병역자원 감소 문제 해소를 위한 한국형 병역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선 병역대체복무제도 발전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신동화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국방부가 대체복무제도 폐기시 유발되는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이것이 최선책인지 의문이 든다"며 "단순히 군 병력이 부족해서 대체복무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과학적이지 못하므로, 대신 직업군인 확대, 군대 기계화 지원 등 다른 방법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CEO들도 대체복무제도의 매출 기여도가 높은 마늠, 일부 비용만 양보해도 충분한 재원이 될 수 있고, 정부 역시 단순 폐지가 아닌, 군 현대화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미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실장은 "문제의 배경은 저출산 시대에 접어든 사회적 문제에 있다고 봐야하는 만큼, 우리나라에 있는 각 이해관계자간 복잡성의 문제를 다양성 측면에서 조정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국방부도 자신들의 입장과 각 이해관계자간 입장을 조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산업계 변화에 맞춰 고급계 인력 확보가 중요해진 만큼 대체복무제도의 필요성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정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실장은 "최근 산업계가 과학기술기반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선 고급 인력들이 필요하다"며 "이런 인력들을 육성하는 데엔 대체복무가 필요하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창업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생계형 창업이 아닌 기술기반 창업을 선도할 수 있는 인력들은 실질적으로 석ㆍ박사 인력들일 텐데, 이런 측면에서 대학 전문연구요원은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의 중소기업들의 불만도 컸다. 서광원 경원테크 대표는 "우리 회사 인력 19명 중 5명이 전문연구요원인데, 이들이 빠져버리면 회사가 휘청일 것"이라며 "대기업 중심 사회가 고착화돼 대부분의 인력들이 대기업으로의 취업을 원하는데, 대체복무제도가 폐지되면 중소기업의 고급 인력 유치는 사실상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민간기업 관계자도 "기계공업 분야 기초소재를 생산하고 있는데, 대체복무제도가 폐지되면 외국인, 군필자 대신 채용하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현실상 가능성이 없다"며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사회 구조에서 중소기업 입장에서의 대체복무제도 폐지는 치명적인 만큼, 이 제도가 확대 또는 적어도 현상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