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기업 서비스 부문을 분사하고, 컴퓨터사이언스(CSC)와 합병하기로 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합병으로 매출 260억 달러에 이르는 IT 서비스 업계 최대의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HPE에 따르면 HPE 주주는 이번 합병에서 비과세 주식 교환을 통해 총 85억 달러를 손에 넣게 된다. 여기에는 새로운 회사의 지분 50%에 해당하는 주식과 현금 배당 15억 달러가 포함된다. 또한 합병으로 첫해에 1년간 약 1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 회사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마이크 로리 CSC 최고경영자(CEO)가 합병회사의 대표 겸 CEO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병에서 주목할 건 HP가 HP Inc.와 HPE로 분리됐던 것처럼 CSC도 최근 두 회사를 분사했다는 것이다. 또한 HPE의 이번 기업 서비스 부문 분사·합병 계획은 멕 휘트먼 HPE 최고경영자(CEO)의 또 한 번의 승부수라는 평가다. 한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광범위한 자회사를 갖고 있던 HP는 지난해 11월 소프트웨어와 서버, 스토리지 등 기업고객을 전담하는 HPE와 PC와 프린터 등 소비자 제품을 제조하는 HP주식회사 등 2개사로 분리됐다. 주력 사업이었던 PC 사업이 업황 악화로 쇠퇴하자 분사를 통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의도였다. 이번 계획도 이러한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업 서비스 분사 이후 남은 HPE 사업부는 서버와 스토리지, 클라우드 부문 판매에 집중하게 된다.
합병으로 탄생하는 서비스 기업은 연매출 260억 달러로 전망되며, 전세계에서 5000명 이상의 직원을 떠안는다.
이날 HPE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16회계연도 2분기(1~3월) 실적을 공개했다. 특별 항목을 제외한 회계 2분기 순이익은 주당 42센트로 시장 전망과 부합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7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123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날 HPE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1%까지 급등했으며 CSC 주가는 23% 폭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