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유저임을 털어놨다.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개발 업체 수장이 경쟁사 제품을 사용한다고 고백한 것. 그러나 슈미트 회장은 성능은 삼성전자 쪽이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슈미트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스타트업 페스트’ 행사 도중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아이폰6S’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구글 안드로이드 OS로 작동되는 삼성 스마트폰이 아이폰보다 좋다고 했다. 그는 “삼성의 ‘갤럭시S7’이 아이폰보다 더 좋다. 배터리 성능이 낫다. 아이폰 사용자들도 내 말이 맞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슈미트 회장이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전을 보러 한국에 왔을 때, 그가 아이폰을 사용해 사진을 찍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기업 경영진이 경쟁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웃음을 자아내기는 하지만 슈미트 회장이 아이폰 사용자라는 사실은 놀라운 게 아니라고 CNBC는 전했다. 여전히 많은 구글 앱이 애플 iOS에서 돌아가고 있다. 또 슈미트 회장이 경쟁사가 무엇을 하는지, 아이폰을 쓰면서 파악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벨피오르 마이크로소프트(MS) OS 담당 부사장도 지난 1월 아이폰 사용자라는 사실이 들통나자 경쟁사 제품 파악이라는 이유를 댔다.
한편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내놓기 전까지 슈미트 회장과 애플의 관계는 돈독했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애플의 사외이사를 역임했으며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와도 친분을 쌓았다.
미국 IT 전문매체 BGR은 슈미트 회장이 구글의 최신 레퍼런스폰인 ‘넥서스5X’나 ‘넥서스6P’ 대신 삼성의 갤럭시S7을 아이폰과 비교한 사실이 흥미롭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