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이마트 주가가 뒷걸음질쳤다. 제조업체가 제품의 최저가를 정하도록 한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이 악재로 작용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초 18만9500원이던 이마트의 주가는 이날 18만1500원을 기록해 열흘새 4.22% 떨어졌다. 전달에만 6.38% 상승했지만, 열흘 만에 상승폭의 대부분을 반납했다.
이마트의 주가는 1분기 부진한 실적에도 최근까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9일 이마트는 1분기 영업익 15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한 부진한 실적을 알렸다. 하지만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분리 경영이 본격화된 점이 투자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달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지분 맞교환으로 이마트의 공격경영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달아올랐다.
하지만 연이은 악재는 주가를 내림세로 돌려세웠다. 18일 공정위는 대형마트의 대규모유통업법위반 행위에 대해 23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반품이 금지된 상품을 일부 반품이 가능한 시즌상품과 묶어 반품 처리하는 꼼수도 적발됐다.
제조사가 정한 가격 밑으로 대형마트의 할인판매를 금지하는 공정위의 방침도 주가를 발목 잡았다. 23일 공정위는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일정 가격 아래로 팔지 않을 것을 강제할 수 있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심사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대형마트에서 할인행사 시 할인폭을 제조사에게 떠넘겼던 관행을 없애기 위한 정책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강점 중 하나인 가격경쟁력이 잃을 우려도 따른다.
게다가 이마트의 PB(자체제작)상품인 피코크에서 벌레가 검출되며 식품 안전 당국으로부터 행정처분까지 받은 점도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2일 식품안전처는 이마트가 공동개발해 수입 판매중인 일부 ‘냉동 핫앤스파이시 치킨스트립’ 제품에서 벌레가 검출됐다며 축산물 위생 관리법 위반으로 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전망마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 2분기 메르스로 부진했던 실적이 효자가 돼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실적에 대해 메르스 기저효과에 따른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이익 방어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때”라며 “현재 추이가 계속된다면 2분기부터 시작되는 이익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