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드리운 증시 향방은] 6년째 박스피… 美 금리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 ‘발목’

입력 2016-05-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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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월 금리인상 전망엔 의견 엇갈려… 中 A주, MSCI지수 편입 우려 ‘과도’

국내 증시가 대외 불확실성에 다시 조정을 받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0.98%(19.32포인트) 떨어진 1947.67을 기록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 1961.31을 기록한 코스피는 올 2월 중순 1830선까지 내렸다 4월 2020선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여지없이 하락하며 지난 3월 8일(1946.12) 이후 3개월여 만에 1940선으로 후퇴했다. 지난 2011년 이후 6년째 계속되는 박스피(1800~2000선) 흐름이다.

이번엔 대외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주 중반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이벤트,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관련 투표 등도 코스피 조정의 빌미가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면서도, 내달까지 대외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며 코스피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선 내수주 또는 방어주 위주의 보수적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미국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작다”=코스피가 다시 1900선 초반으로 회귀하고 있다. 이번 조정은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가 담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4월 의사록이 공개되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이르면 6월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이에 글로벌 증시에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강화되며 코스피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FOMC의 4월 의사록 발표 이후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기존 4%에서 28%까지 급등했다”며 “그러나 브렉시트 우려와 미국 고용지표의 속도조절 등을 고려하면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인상 속도는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며 “9월 금리인상을 예상하는데 신흥국 등 글로벌 저성장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미국과 주요 선진국의 성장도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미국 경제지표들이 4월 들어 일부 호전됐지만 이는 1분기 부진 이후 반등 성격이 강해, 경제지표 개선이 지속될 수 있다는 시장의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금리인상 이후 달러 강세가 심화되면 미국 경제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불안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초 이후 금융시장이 안정 흐름을 보이며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6월, 9월, 12월 중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고 11월 초 미국 대선을 고려하면 6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보수적 대응 바람직=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함께 중국 A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우려도 코스피 조정의 큰 원인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우려는 과도하다고 입을 모았다. 심리적으로 외국인의 순매도를 자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해 일시적 현상에 그칠 이벤트라는 것이다.

이상화 센터장은 “중국 A주의 신흥국 지수 편입 가능성은 50%로 예상되는데 만약 편입된다면 5% 부분편입이 예상되며 실제 편입 시점은 내년 6월부터”라며 “5% 부분편입 시 한국 비중은 약 0.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질적인 자금 유출 규모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양기인 센터장도 “실제 5% 부분 편입 시 한국 비중 감소에 따른 자금이탈 규모는 약 3조원, 자금이탈 기간은 3개월로 월 1조원 내외가 출회되는 수준”이라며 “지난 2013년 뱅가드 벤치마트 변경 당시 6개월간 9조원의 자금이 이탈했던 상황과 비교하며 기간은 절반, 금액은 3분의1 규모라는 점에서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망에도 코스피의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안병국 센터장은 “6월 16일 FOMC,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중국 A주 MCSI 신흥국 지수 편입 여부 결정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 같은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코스피의 추세적 강세가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6월 금리인상 가능성 대두로 인한 달러강세 등 외국인 수급이 위축될 수 있다”며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인 수급이 둔화되면서 코스피는 1920~200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6월 중순까지는 증시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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