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체 닛산이 10년 안에 배터리 효율은 두 배 늘린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계획이 실행된다면 닛산이 전기차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FT에 따르면 닛산은 향후 10년 안에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400마일(약 643km)까지 이동할 수 있는 전기차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닛산의 전기차 모델 ‘리프(Leaf)’는 한 번 충전 시 150마일(약 241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최대 400Wh/L(리터당 와트아워)다.
그러나 표준 리튬이온 배터리에 탄소 성분 대신 나트륨 성분을 주입하면 에너지 밀도는 최대 150% 끌어올릴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주행거리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닛산은 이러한 개발 계획에 따라 2020년에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700Wh/L로 끌어올리고 2025년에는 1000Wh/L 이상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별도의 배터리 기술 개발과 차량 성능 개선 없이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현재 150마일에서 375마일까지 늘릴 수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 번 충전 시 주행거리를 디젤과 휘발유 차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전기차 보급 확대에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탄소배출 목표치를 맞추려고 전기차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연비 등 효율성이 떨어져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한정적이라고 FT는 지적했다.
테슬라의 경우 9만 달러대의 고가에 한 번 충전으로 250마일을 주행할 수 있는 모델S를 보유하고 있으며 GM은 비교적 낮은 가격에 200마일을 달리 수 있는 전기차를 내놨다. 독일 BMW도 전기차 i3를 내놨지만 주행거리는 100마일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쉽지않은 도전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닛산의 개발 계획에 필요한 수산화 나트륨의 화학적 구조를 개조하기가 어렵고 재생도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 닛산은 이를 위해 도호쿠대학 및 두 곳의 연구기관과 제휴를 맺고 해당 물질의 화학 구조에 대한 새로운 연구 방법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