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코스메슈티컬이 떠오른 가운데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들의 면세점 입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면세점 입점을 통해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는 약 35조원이며,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는 전체 시장 규모의 2.9%인 약 5000억원이다.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매년 15%씩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많은 제약사가 온라인, 홈쇼핑, 마트를 넘어서 해외 소비자들과 접점이 될 수 있는 면세점 입점을 공략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을 합성한 용어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뜻한다.
대웅제약 자회사 디엔컴퍼니는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인 ‘이지듀’를 2006년 론칭했다. 이지듀는 2014년 12월 롯데면세 잠실에 최초 입점했으며 현재 롯데면세 제주, 제주 JTO면세, 한화 갤러리아 63, SM면세 인사동점, 신라면세 온라인, 신세계 면세점에 입점 중이며, 20일 두산타워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지듀는 면세점 입점 후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배 성장했다. 이지듀 관계자는 “면세점 입점이 글로벌 전략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며 “면세점 입점 후 글로벌 수출액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포스트는 지난해 8월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이 함유된 브랜드 ‘셀피움’으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했다. 셀피움은 4월 중국 허난성 중원복탑한류면세점 입점을 시작으로 현재 한화 갤러리아63, 하나투어 SM면세점 등 오프라인 면세점 2곳에 입점됐다. 셀피움은 면세점을 비롯해 온라인샵 등 공격적으로 온ㆍ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4월 론칭한 동국제약의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 24’는 대표제품 마데카 크림으로 홈쇼핑 대박을 터트린데 이어 지난해 8월 신라면세점 온라인을 비롯해 최근 두타면세점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확정지었다. 동화약품도 피부과 전문 화장품 브랜드 ‘인트린직’의 크림ㆍ로션ㆍ클렌저와 네버세이굿바이 리얼퍼포먼스 샴푸와 토너 등이 20일 여는 두타 면세점에 입점한다.
국제약품도 지난해 7월 화장품사업 강화를 위해 국제P&B를 분리 설립해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로우’를 신규 론칭했다. 국제P&B는 홈쇼핑 채널 외에 신라면세점과 SM인사동 신규면세점에 입점해 중국, 홍콩, 동남아 국가의 고객들에게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제P&B 관계자는 “면세점 입점은 중국, 동남아 등 K뷰티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을 접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들이 면세점 입점을 노리는 이유는 세계 시장 진출 공략 때문이다. 해외 진출 기회가 쉽지 않은 제약사들에게 면세점이란 유통채널은 해외에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입소문이 강력하다. 면세점 입점만으로 오히려 국내 소비자보다 해외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더 잘 알고 있다”며 “효과가 있다 보니 면세점 입점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