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주가 주식시장에서 최근 약세다. 정부의 시멘트 판매가격 단합 과징금 철퇴에 판매가가 하락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멘트 회사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한일시멘트와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의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24.60%, 21.79%, 15.74% 추락했다.
게다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했던 업체들까지 약세다.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도 5월 들어 각각 14.52%, 9.84% 하락했다. 다만, 최근 매각설이 불거진 현대시멘트는 89.23% 상승했다.
시멘트 회사의 내림세는 시멘트 판매가격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 매년 초 정해졌던 시멘트 가격은 2분기 중반에 접어든 현재까지 오리무중이다. 올해 1월, 6개의 시멘트 업체들은 시멘트 판매가격 담합으로 총 1994억원의 부당경쟁 행위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업체별로 쌍용양회가 876억원, 한일시멘트 446억원, 성신양회 437억원 등이다. 지난 2003년 과징금(255억원)보다 8배가량 커진 액수로, 공동대응이 불가능해져 판매가격 하락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게다가 최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삼표는 동양시멘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가격협상에 대한 더욱 불확실성이 커졌다. 그 사이 시멘트의 평균판매가는 전년대비 3.5% 하락한 톤당 6만7169원까지 떨어졌다.
실적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몰탈의 가격하락세도 씁쓸하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가 주도하던 몰탈 시장에 최근 삼표와 SP몰탈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공급을 늘리면서 저가 경쟁이 치열해졌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표산업과 SP몰탈이 총 170만톤 규모의 몰탈공장을 증설한 후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몰탈부문 선두인 한일시멘트가 점유율 지키기에 나서면서 추가 가격 하락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적용된 탄소배출권은 새로운 고민거리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1분기 톤당 1만2000원에서 1만8000원 수준으로 올라 시멘트회사에 부담이 됐다. 지난해 성신양회는 탄소배출권 충당부채를 70억원 반영했지만 20억원을 더 추가해야만 했다. 한일시멘트도 1분기 탄소배출권 비용을 26억원 가량 인식했다. 시멘트 업체에 탄소배출권은 반기 및 연말에 계속해서 실적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 심화와 시멘트ㆍ몰탈 가격 인하 가능성으로 시멘트업계의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